기아자동차가 인도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짓는다. 올해 상반기에 착공해 2013년 초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핵심 관계자는 6일 "현대차 인도 공장의 가동률이 100%에 달하지만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라며 "소형차에 강점이 있는 기아차가 인도에 공장을 지어 그룹 전체의 생산능력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장 용지는 인도 중서부에 위치한 구자라트주로 결정됐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현대차 생산공장이 있는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에 공장을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 지역 노동자들의 노사분규가 잦고 자동차공장에 대한 현지 농민들과 정치인들의 반발이 심해 장소를 바꿨다.
인도에서 가장 부유한 주로 꼽히는 구자라트주에는 인도 국민기업인 타타모터스가 세계 최저가 승용차로 불리는 `나노`를 생산하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생산기지를 갖고 있다.
기아차가 인도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경차인 모닝과 크로스오버카로 불리는 쏘울이 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인도 공장이 완공되면 이들 제품의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중국과 슬로바키아 미국 등 전 세계 3개 지역에 총 103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해외 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인도 공장을 포함하면 총 해외 생산능력은 133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처음으로 인도에 공장을 지었다. 현대차가 캐나다 브루몽의 설비를 활용해 건설한 최초의 단독투자 공장이다. 최초 15만대에서 시작한 생산능력은 2007년 말 제2 공장이 증설되며 현재는 연 60만대 규모로 확대됐다.
현대차의 인도 공장은 지난해 60만480대를 생산할 정도로 가동률이 높다. 생산물량 가운데 절반은 인도, 나머지 절반은 세계 시장에 판매된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에서 전 세계 120여 개국에 총 24만7102대를 판매해 인도 자동차 업체 가운데 수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표 차종은 소형 경차로 꼽히는 i10과 i20, 쌍트로(국내명 아토즈) 등이다.
현대차그룹이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자동차 시장 성장률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은 27.7% 성장해 처음으로 중국(23.4%)을 제치고 브릭스 국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또 동남아와 중동 시장 등을 겨냥한 생산기지로서의 입지도 좋다는 평가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인도 현지에서 기아차의 인지도가 너무 낮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룹 일부에서는 현대차 첸나이 공장의 추가 증설을 거론하고 있지만 과거 심각했던 노사분규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작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에 공장을 지어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추는 반면 기아차는 중국 인도 등 핵심 지역을 강화하는 양상"이라며 "특히 인도 시장은 올해 자동차 수요가 300만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매일경제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빌리티 많이 본 뉴스
-
1
'주사율 한계 돌파' 삼성D, 세계 첫 500Hz 패널 개발
-
2
현대차, 차세대 아이오닉5에 구글맵 첫 탑재
-
3
“中 반도체 설비 투자, 내년 꺾인다…韓 소부장도 영향권”
-
4
'각형 배터리' 수요 급증…이노메트리, 특화 검사로 공략
-
5
MS, 사무용 SW '아웃룩·팀즈' 수 시간 접속 장애
-
6
네이버멤버십 플러스 가입자, 넷플릭스 무료로 본다
-
7
'아이폰17 에어' 어떻길래?… “잘 안 팔릴 것”
-
8
KT 28일 인사·조직개편 유력…슬림화로 AI 시장대응속도 강화
-
9
[뉴스의 눈]삼성 위기론 속 법정서 심경 밝힌 이재용 회장
-
10
배달 치킨 가격 또 오른다…프랜차이즈 '이중가격제' 논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