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유튜브를 기존 TV처럼 규제

　이탈리아 방송통신규제기관 AGCOM이 유튜브와 같은 비디오 공유사이트를 일반 TV방송국과 같은 수준으로 규제할 방침이라고 네트워크월드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저작권 침해, 명예훼손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다.

　보도에 따르면 AGCOM은 유튜브, 데일리모션, 비메오 등 온라인 스트리밍 및 주문형비디오 사이트들이 사업 면허를 발급받도록 하고 일반 TV방송과 비슷한 수준의 콘텐츠 편집 규제를 할 예정이다. 또 명예훼손에 관한 불만이 접수되면 48시간 안에 수정 조치를 해야 하고, 프라이버시 침해를 막기 위해 서면동의서를 갖고 있지 않은 개인의 비디오는 TV에서 볼 수 없게 된다.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은 콘텐츠는 하루 중 특정 시간에 방송될 수 없게 된다.

　매출이 연 1만유로(약 1494만원)를 넘는면 모두 이런 규제를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 구글TV, 애플TV 등과 같은 인터넷TV에도 전면적으로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테파노 마노니 AGCOM 위원은 “유튜브와 같은 사이트도 기존 방송국들과 같은 수준의 콘텐츠 제한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전부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유튜브 등 온라인 비디오 공유사이트는 기존 TV방송과 아이디어 및 포맷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준으로 규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올리기 때문에 사전 규제는 거의 불가능하다. 기존 방송국들이 짜인 프로그램 안에서 콘텐츠를 사전에 검열할 수 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상황이다.

　이탈리아 미디어감시단체 유리포터는 “정부 당국이 커뮤니케이션 세계에서 권리와 자유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오히려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