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케이블TV방송사(SO)·IPTV 등 뉴미디어 업계는 무한경쟁 시대 생존과 성장을 위해 합종연횡의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PP 선정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전면 경쟁을 펼쳐야 하는 PP다. 채널은 한정됐고, 광고 시장 또한 협소하다.
우선 의무채널이 늘어나게 되면서 채널 수가 적은 아날로그케이블TV에서 탈락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아날로그케이블TV는 채널 수가 적지만 여전히 1000만가구 이상이 시청하고 있다. 시청률과 광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방송법 상 필수적으로 편성되는 채널(Must Carry Channel)은 공공채널 3개(KTV, 국회방송, OUN), 공익채널 3개(사회복지, 과학문화진흥, 교육지원 3개 장르 9개 사업자 중 장르별 택1), 지상파 2개(KBS1, EBS), 보도채널 2개(YTN, MBN) 지역채널 1개 이상 총 10개다. 여기에 기타 지상파채널(KBS2, MBC, SBS, OBS) 및 홈쇼핑채널, 및 직사채널(프로그램 안내 등) 등을 포함하면 고정채널은 최소 20개 이상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아날로그 고급형상품의 채널 수는 60개 이하로 실제 운용 가능한 채널 수는 35개 내외다. 40개정도 채널을 운용하는 보급형상품의 경우, 실제 운용가능한 채널은 20개 이하다. 여기에 4개 의무채널이 추가된다는 것은 PP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디지털전환 이후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여전히 앞으로 2~3년간은 아날로그케이블TV가 미디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의무편성이 보장되는 종편·보도PP가 일반 PP와 같은 광고시장에서 경쟁 시, 기존 PP들은 광고시장에서의 매출 잠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언론으로서의 힘을 갖고 있는 종편채널이 직접 광고 판매 영업에 나설 경우 PP들의 불안감도 크다.
PP 자체제작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원인에서다. 지난 해 자체제작은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케이블TV협회가 조사한 2010년 45개 PP의 자체제작 투자는 4656억원에 달했다. 조사 대상이 33개에서 45개로 확대되기는 했으나 투자 비용은 4배가 증가했다.
지상파방송사 콘텐츠 재방송을 위주로 했던 지상파 계열PP도 자체제작 대열에 합류했다. 케이블TV 방송사 계열사인 MPP들은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CJ는 온미디어와 합병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계열 전체를 통합한 E&M그룹으로 몸집을 키웠으며, 현대백화점 계열인 현대HCN미디어는 MPP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레저를 비롯한 채널을 잇따라 신규 오픈하고 있다. 티브로드 계열 티캐스트도 자체제작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은 개별PP들은 공동제작을 위해 연합체를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5개 개별PP들의 다큐멘터리 대작 ‘지구생존, 사막에서 길을 찾다’가 순간 최고 시청률이 2107%, 평균 시청률은 1070%를 기록하는 성과가 나오자 향후에도 살길을 공동으로 모색키로 했다. 20여개 PP들이 연합체를 준비 중이다.
SO와 IPTV 등 플랫폼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SO 주요 수익원인 홈쇼핑과 광고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다. 낮은 채널 번호를 종편에 배정할 경우 홈쇼핑 수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야 한다. 의무재송신에 따른 수신료 문제와 PP가 광고 시간 20%를 SO에 제공토록 하는 현 관례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볼만한 PP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IPTV는 종편에 대해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방송법시행령에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 대해 종편과 보도PP의 의무송신만을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종편 사업자들도 IPTV보다는 케이블과 위성방송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관계자는 “종편으로 IPTV 볼 거리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SO의 눈치를 보느라) IPTV에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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