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 수출 규모가 처음으로 150억달러를 돌파했다. 2005년 100억달러 돌파 후 5년 만이다. 150억달러 수출 금자탑은 IT벤처들이 주도했다.
5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벤처 수출실적은 141억2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03억3851억달러에 비해 36.6% 대폭 상승했다. 12월 수출실적이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13억1100만달러를 수출했으며, 9월부터 11월까지 평균 13억~14억달러의 수출규모를 보이고 있어 합산할 경우 155억달러 안팎의 수출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기사 0면>
벤처기업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 28.6%(잠정치)보다, 8%포인트 높은 수치다. 작년 대기업들이 우리 수출 확대를 주도한 가운데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IT품목을 중심으로 벤처기업 수출이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벤처기업 수출은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3월 이후 월 기준으로 한 차례도 10억달러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으며, 10월과 11월 수출실적은 모두 14억달러를 넘었다. 지난해 12월을 포함한 2010년 전체 벤처기업 수출실적은 다음 달 초에 확정된다.
지난해 벤처수출은 IT품목이 주도했다. 정부 수출입 통계 분류인 MTI 3단위 기준으로 반도체가 14억3200만달러(이하 1~11월 기준)로 가장 많았으며 무선통신기기(11억2400만달러) 전자응용기기(6억25000만달러) 컴퓨터(6억2500만달러) 등 IT 품목이 수출규모 상위를 차지했다.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80% 늘었다. 반도체와 함께 반도체 제조용장비도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5억700만달러를 수출, 벤처 수출규모 8위를 기록 중이다. 무선통신기기와 전자응용기기는 지난해 1~11월 각각 30.7%와 29.2% 증가율을 보였으며, 컴퓨터도 47.7% 확대됐다. 이들 IT품목에 이어서는 자동차부품(5억9700만달러)과 플라스틱제품(5억46000만달러)이 각각 5위와 6위를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9억7700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과 일본이 각각 17억2400만달러와 11억4500만달러로 뒤를 이었다. 중국과 미국은 전년 동기 대비 50% 안팎씩 증가했으며 일본 수출은 23.5% 늘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가 전체 수출의 절반을 넘는 84억6000만달러를 나타냈으며 유럽(23억2100만달러)과 북미(18억2600만달러) 순이다.
지난해 벤처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업계가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화한 결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 납품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인식 전환도 한 몫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대열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현장에서 ‘어렵다’는 아우성도 많았지만 혁신성을 바탕으로 세계화에 나선 벤처들은 좋은 실적으로 표정관리를 할 정도”라며 “새해에도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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