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내년 전략…플랫폼·클라우드·4G 선점나서

SK텔레콤(사장 하성민), KT(회장 이석채),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 등 통신 3개사가 최근 조직개편과 함께 주요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 짓고 내년 모바일 2차 대전을 벌일 태세여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가입자 뺏기 보조금 경쟁을 벌여온 이들 회사는 내년에는 4세대(G) 네트워크(LTE) 선점과 함께 각기 다른 비즈니스 모델(BM)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SK텔레콤은 통신사업자에서 플랫폼(기술기반) 사업자로 변신을 완성하는 것을 제1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최근 T맵, 문자메시지(SMS) 등 핵심 기술을 개방한 데 이어 서진우 사장을 플랫폼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과거 이동통신사업(MNO) 위상만큼 크게 높아졌다는 의미가 있다"며 "당분간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로 인식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사업에서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기업 간 거래(B2B)와 국외 사업(중국 중심)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야심차게 추진한 산업생산성향상(IPE) 사업을 네트워크회사(CIC)로 두고 배준동 사장이 책임지게 했으며 중국 CIC를 만들어 오세현 사장을 임명한 것은 이 같은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주요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유임된 KT는 올해 말부터 추진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내년에는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KT의 클라우드 컴퓨팅 계획은 사업단 차원이 아니라 그룹 전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다는 큰 그림에서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은 유선과 미디어 사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수립 중이다. 김은혜 그룹미디어콘텐츠(GMC) 전무가 콘텐츠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KT=아이폰`이라는 이미지를 벗는 `탈아이폰` 계획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통신사업자의 개방형 콘텐츠 마켓인 `슈퍼앱스토어`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이르면 내년 5월쯤 세계 첫 `슈퍼앱스토어폰`도 내놓을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말께 국내 최초로 선보일 4G LTE 네트워크 구축과 상용 서비스 개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파수의 한계를 극복하고 3강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4G 개시가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내년 정보기술(IT) 산업을 선도할 이슈로 `비디오 네트워크`를 정하고 동영상 위주 서비스를 집중 개발할 예정이다.

실제로 이상철 부회장은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면서 "동영상 정보를 통합하고 지원하는 비디오 네트워크가 내년 화두"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이 국내 통신 3개사 간 각기 다른 `비즈니스 모델` 경쟁은 과거 가입자 뺏기, 보조금 경쟁에 비해 한층 진화한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내년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올해 말 10%에서 30~40% 수준으로 올라가며 매출과 이익이 늘어 실적도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3년간 통신사업자들은 극심한 성장 정체와 이익 감소 현상 때문에 투자 여력조차 없었지만 내년부터 안정된 수익을 기반으로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4G, 슈퍼 와이파이 등 네트워크 확충에 나설 것이란 근거가 되고 있다.

변승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정부 신년 계획에 요금 인하가 들어갔으나 내년엔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통신사들이 네트워크 투자 경쟁도 벌인다"며 "내년은 향후 통신 사업 3~4년을 판가름할 중요한 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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