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CES 전시회에서는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된 가전기기들(connected home appliances)이 세계 최초로 출품될 것입니다. 유비쿼터스 가전시대가 열리는 것이지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의 제이슨 옥스만(Oxman) 수석 부사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CES 2011의 키워드를 ‘스마트 가전’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냉장고 등에 일부 인터넷 기능이 들어가는 정도였다면 내년부터는 인터넷 연결성이 한층 강화된 ‘스마트 가전’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옥스만 부사장은 인터넷과 연결된 새로운 가전에 대해 “에너지 효율·절감 면에서 탁월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제품에도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도입돼 사용자가 세탁기를 돌리면 세탁기 스스로가 온라인으로 전기료가 가장 쌀 때를 검색해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식료품에 부착된 바코드를 읽어내 앞으로 사야 할 쇼핑목록을 알려주는 냉장고라든지 집에 들어가기 30분 전에 미리 예열을 하는 오븐과 같은 기기가 새로운 가전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가전시대가 왔다. 주인공은 단연 스마트TV다. ‘인터넷+TV’의 결합인 스마트TV가 거실혁명을 가져다 줄 전망이다. 스마트TV는 흑백TV에서 컬러TV로 1차 혁명(컬러혁명)을 일으킨 이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2차 혁명(디지털혁명)의 최종 완성품이 스마트TV다.
스마트TV는 TV와 휴대폰·PC 등 3개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데이터의 끊김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TV를 말하며, ‘인터넷TV’ 또는 ‘커넥티드TV’라고도 불린다. 스마트TV는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다운받아 볼 수 있고, 뉴스·날씨·이메일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센터의 역할을 한다.
스마트TV가 나오면서 ‘플랫폼 전쟁’ 서막도 올랐다. 기기 중심의 제품 패러다임에서, 인터넷에 연결되는 순간 이제는 TV 역시도 플랫폼이 중요해진다. TV에 적합하고 최적화된 소비자 경험을 어떻게 차별화되게 제공할 수 있을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며, 동시에 전통적인 TV시대의 제조업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다면 플랫폼을 장악하는 것에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애플은 이미 iOS 기반의 애플TV를 내놓으면서, 기존의 아이폰·아이패드와 TV의 경험을 하나로 이어주는 트랜스 디바이스, N스크린 통합전략을 통해 앱이나 콘텐츠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구글의 경우에는 보다 많은 자원을 TV에 투자 중이다. 독자적인 운용체계 플랫폼인 구글TV를 내놨고, 이를 지원할 협력업체들을 구성하면서 대세몰이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전통적인 TV 업체들도 수성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으로는 구글TV 등과 같은 협력 가능한 플랫폼을 선택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독자적인 형태의 TV 앱 시장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백색가전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 내장으로 편의성에 저전력까지 갖춘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것. 특히 최근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면서 집안일의 비중이 가사 일에 서툰 남성들에게까지 옮겨 가면서 경제성과 편리성을 갖춘 디지털 인공지능의 스마트 가전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의 효자 제품인 ‘지펠 마시모 주끼’ 냉장고에는 4계절 변화 감지 기능에 사용자 습관 및 생활습성까지 기억해 운전 상태를 조절해주는 ‘스마트 에코 시스템’이 적용됐다. 최적의 실내 상태를 유지해 주는 이 제품은 또 월간 소비전력을 세계 최저 수준(31.8㎾h)으로 낮춰 기존 제품에 비해 10%가량의 전기료 부담도 줄인 게 특징이다.
LG전자가 올해 초 선보인 ‘2010년형 휘센 에어컨’에도 실내외 온도에 따라 냉방능력을 자동 조절해주는 ‘휴먼케어 인버터’ 기술이 내장됐다. 기존의 일반형 에어컨 대비, 냉방 속도가 2배가량 빨라지고 쾌적함을 제공하는데다 전기료도 최대 72%까지 절감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최초로 스탠드형 에어컨에 탑재된 ‘휴먼케어 로봇’ 기능에는 사용자의 위치와 인원수를 감지해 바람의 방향 및 세기까지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인체감지센서`도 포함했다.
소형 가전 제품 중엔 로봇청소기의 인공지능이 돋보인다. 미국 아이로봇이 국내에 출시한 로봇청소기 룸바는 초당 67회, 분당 4020회에 걸쳐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자체 분석하는 ‘어웨어 인텔리전트 시스템 6.0’을 내장, 청소시간과 주행속도 및 솔(브러시) 속도 등을 스스로 설정하는 성능을 갖췄다. 먼지가 많은 지역을 감지해 집중적으로 청소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는 평이다.
사진설명:
[애플스마트TV]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브에나비스타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애플의 셋톱 박스 ‘애플TV’를 공개했다.
[삼성스마트TV]삼성전자는 스마트TV와 관련,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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