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의 나뭇잎이 가로등처럼 불빛을 내 거리를 밝히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까지 제거한다면? 자체발광하는 나뭇잎으로 거리에 가로등을 세우지 않아도 될 날이 머지않아 현실화될 전망이다.
기존 전구보다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 각종 조명에 사용이 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가 보다 친환경적으로 변신했다.
최근 대만의 옌슨 수 박사팀은 바다의 성게처럼 생긴 금 나노입자를 합성해 나뭇잎에 확산시켜 스스로 빛을 내는 바이오 LED를 개발했다. 엽록소에 400나노미터(nm) 고주파수 자외선을 쏘이면 바이오 발광상태를 보인다. 반면에 금 나노입자는 엽록소보다 짧은 파장으로도 빛을 낸다. 빛을 흡수하는 물질을 발광물질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 박사는 금 나노입자를 나도가지풀(bacopa caroliniana)이라는 수초에 이식해 나뭇잎에서 엽록소가 빨간색 빛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짧은 빛의 파장이 닿으면 나노입자가 활성화돼 보라빛을 내는데, 이 빛이 엽록소 분자를 자극하면 붉은색 발광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식물의 잎이 녹색을 띠게 만드는 엽록소는 빛의 일정한 파장을 흡수하지만, 자외선 노출과 같은 특정환경에서는 스스로 빛을 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나무에 바이오 LED를 주입하면 충분한 빛을 내, 향후 전기나 가스를 사용한 가로등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 LED 가로수는 에너지를 절약할 뿐 아니라, 바이오LED 발광으로 엽록체가 광합성을 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대기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나노입자 및 형광분야 전문가인 크리샤누 레이 메릴랜드대학 교수는 엽록소의 생물발광을 얻기 위해 살아있는 식물에 금 나노입자를 적용한 시도가 매우 인상적이고, 보다 다양한 식물에 확대 적용한다면 가로등 대용 가로수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 바이오 LED는 나도가지풀에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바이오 LED 실험을 나도가지풀뿐만 아니라 육상의 가로수용 식물에까지 확대해 다른 식물 바이오 분자에 같은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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