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TV 가격, 1년여 만에 일제히 `↓`…더 떨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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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버틸 수 없었다. 주요 TV제조업체가 3차원(D)TV 가격을 일제히 내렸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년여 전 만해도 3D기술은 고가 TV 판매량을 끌어올릴 새 촉매로 보였다. 특히 계속 하락하는 TV 가격을 붙들어 둘 정답일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TV 제조업계는 이미 고가 제품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확실한 옛 전략인 ‘가격 대폭 인하’로 되돌아갔다.

 먼저 삼성전자가 3DTV 가격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코스트코를 통해 55인치짜리 초박막 3DTV를 시청용 안경 두 쌍, 블루레이플레이어, 영화 타이틀 몇 개를 함께 제공하면서 900달러를 할인해줬다. 삼성전자 인터넷 사이트에서 TV만 3400달러에 팔았는데, 이것저것 묶어 3000달러 이하에 제공하는 것이다.

 샤프, 파나소닉, LG전자, 소니, 도시바 등도 55인치 이상 3DTV 가격을 적게는 16%에서 많게는 58%까지 가격을 내렸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 3월 3DTV가 시장에 처음 나왔을 때보다 가격이 평균 40%~50%씩 인하됐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제조업계가 새해에 새 모델을 내놓기 전에 고가(하이엔드) TV 세트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소비자가 3DTV를 구매하는 데 머뭇거리는 것은 일단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3D 안경을 쓰는 시청방식을 불편하게 여기며, 3DTV로 정규 2D 콘텐츠를 볼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혔다. 3D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은 것도 과제로 보였다.

 소니의 요시오카 히로시 소비자제품그룹장은 “비디오게임이 (소비자를 3DTV로 유인할)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이 같은 전략에 맞춰 최근 3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3’ 콘솔과 게임 타이틀을 내놓았다.

 미 제조업계와 소매업계는 실제로 3DTV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3D 안경과 함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3’ 콘솔, 블루레이디스크플레이어 등을 한 꾸러미로 묶어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를 사로잡지 못한 상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