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과 통신, 그리고 IT와 융합이라는 과제를 ‘스마트’라는 아젠다로 풀어낸 비교적 참신한 대통령 새해 업무보고를 끝냈다. 타부처와의 관계, 정치권의 관심 등으로 출범부터 바람잘 날이 없는 방통위가 방송과 통신, 규제와 진흥이라는 ‘조화와 균형’에 기울인 정성 또한 대통령 보고에는 그대로 녹아 있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 보고에 대한 평가는 방통위가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역시나 방통위의 최대 현안으로 굳어진 방송 이슈에 대한 평가가, 조화와 균형을 고려한 업무 보고 내용을 모두 집어 삼켰다.
미래 스마트코리아의 기본 인프라인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정책과 방송통신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비전 등은 관심에서 묻혀 버렸고, ‘지상파 밀어주기’, ‘종편 밀어주기’ 등 이해당사자들의 시각이 치고받는 새로운 대립 관점만이 형성됐다. 이는 방통위가 자초한 측면도 적지 않다. 종편먹거리, 지상파먹거리 등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에 대한 규제 완화가 애매하게 녹아 있고, 방통위가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IT와 네트워크 산업 진흥 측면의 정책은 새롭고 획기적인 것을 찾아보기 어려운 때문이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실제 청와대 보고 자리에서는 ‘IT강국코리아’, ‘스마트코리아’라는 용어를 섞어 가며, 흔들리고 있는 IT강국 코리아의 자부심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화두로 꺼내 들었다고 한다. 이는 아무리 수장이 IT와 진흥을 강조해도 방통위 업무의 구조상, 획기적인 부처 성격의 변화를 꾀하기 전에는 물보라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게 현 방통위의 현실이다. 방통위는 새해 2기로 다시 태어난다. 새해 업무 계획은 2011년은 물론 2기 방통위의 부처로서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될 수 있는 만큼, 새해 실제 업무의 방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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