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코스피 2000시대, `전자` 뜨고 `통신`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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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1개월 만에 코스피지수 2000시대 문을 다시 활짝 연 가운데 이 기간 IT대장주의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파악됐다.

 2007년 7월 25일 2004.22로 마감해 처음 2000포인트를 돌파할 당시와 제2의 2000시대를 개막한 14일 주요 IT종목 시가총액을 비교한 결과, IT제조업종은 크게 선전한 반면에 통신주들은 대체로 부진했다.

 3년 전 95조4500억원으로 전종목 가운데 시총 1위였던 삼성전자는 14일에도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 규모는 136조8400억원으로 총액이 무려 40조원 이상 불어났다. 2007년 2위였던 포스코의 시총이 49조3500억원으로 삼성전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으나 14일에는 포스코가 41조6300억원으로 감소하며 삼성전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포스코는 여전히 국내 상장사 가운데 시총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LG전자도 3년여 시총은 비교적 큰 폭 늘었다. 2007년 7월 11조2800억원이었던 LG전자 시총은 14일 기준 16조2000억원대를 나타냈다. 가장 눈부신 성장을 기록한 곳은 삼성전기다. 2007년 7월 25일 시총이 3조7000억원에 불과했던 삼성전기는 성공적인 신규사업 등에 힘입어 시총규모를 무려 두 배 이상 늘린 9조7500억원을 나타냈다. 2008년 코스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대표 벤처주 NHN도 3년 1개월 전에는 7조8900억원에서 이달 14일 기준 9조2900억원으로 가치를 높였다.

 IT대장주 대부분의 시총이 크게 늘어난 반면에 통신주와 반도체주 하이닉스는 감소했다. 하이닉스는 2007년 7월 25일 시총규모 17조5900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가운데 9위를 기록했으나 이달 14일에는 14조6100억원으로 줄어들며 10위권 밖으로 물러났다. SK텔레콤 역시 17조5000억원에서 14조1700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지난해 KTF와 합병한 KT는 2007년 7월 25일 12조7800억원에서 14일 현재 12조3800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2007년 7월 25일 KTF 시총은 5조7500억원이었다.

 처음 코스피 2000 벽을 돌파할 당시 시총 상위 10위 안에는 IT종목으로 삼성전자(1위), 하이닉스(9위), SK텔레콤(10위) 3곳이 있었으나, 14일에는 삼성전자(1위) 1곳만이 남았다. 하지만 상위 30위 안에는 2007년 LG필립스LCD(12위), KT(13위), LG전자(19위) 3곳만(우선주 제외)이 추가됐으나 현재는 LG전자(12위), LG디스플레이(15위), 하이닉스(16위), SK텔레콤(18위), KT(21위), 삼성전기(25위), NHN(29위) 7곳으로 늘었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IT팀장은 IT제조 대형주 두각과 관련 “지난해 재평가를 받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2000 회복에는 기여를 못했지만 내년도에는 시장 지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00 이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을 담당하는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에 대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악화됐다”며 “올 들어 외국인이 장을 주도한 가운데 외국인 지분 한도가 소진돼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내년 전망과 관련 “마케팅 비용은 유지되거나 감소하는 가운데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증가가 예상된다”며 대형 통신주들이 부진을 털 것으로 예상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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