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RFID 주파수 대역 변경…관련업계 `술렁`

　RFID 주파수 대역 변경으로 인한 기존 주파수 병행사용 유예기간이 새해 6월말로 만료되면서 관련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유예기간 만료 뒤에는 해당 주파수를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홍보 및 부품교체 등에 따른 비용 등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RFID 주파수 사용대역인 908.5~914MHz의 사용이 새해 6월말로 종료된다. 내년 7월부터는 915~923.5MHz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등의 행정조치가 따른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이동통신 주파수 확보를 위해 RFID 주파수 사용대역 변경을 결정했다. 기존 RFID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의 중간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변경된 주파수 대역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적용했지만, 기존 주파수 대역 제품 생산업체나 사용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2년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적용했다. 내년 6월이 유예기간 만료시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주파수 변경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기존 주파수 대역 제품을 생산하거나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주파수 변경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제품을 교체하는 비용에 대한 부분도 문제다. 주파수 대역을 변경하면 RFID 리더의 칩을 교체하거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위해 최소 1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파수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은 설치 업체나 사용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법적으로 해당 비용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해당 업계에서는 멀쩡하게 잘 사용하던 주파수를 실태조사 등의 사전 조치 없이 일방적으로 변경하면서 모든 부담을 제품제조사나 사용자에게 지우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목소리다. 무선마이크도 RFID와 똑같은 상황에 처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변경이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대책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지만, 2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마땅한 대책마련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용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주파수라고 정부가 마음대로 재배치 한다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와이파이 주파수도 언제 변경될지 모른다”며 “앞으로 정부의 정책을 믿고 어떻게 첨단 투자를 진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방통위 김정삼 주파수정책과장은 “당시 인접 대역 주파수만 할당해 주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 주파수 대역까지 넓혀주면서 합의가 이뤄졌던 사안”이라며 “충분한 유예기간뿐 아니라 형식등록 비용까지 면제해줬지만 이외의 추가비용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보상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