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은 10.7%에 달했다. 지금 속도라면 2018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로, 2026년에는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급속한 고령화는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 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잠재성장률을 위협한다. 또 노령인구를 위한 사회보장비용의 급증으로 일하는 계층의 담세율 증가 및 세대 간 갈등구조를 심화시킨다. 따라서 퇴직 후 연금혜택 구축과 생산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출산장려가 매우 중요하다.
퇴직 후 안전장치와 출산장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생산성 향상이다. 노동력 풀이 줄어들고 노년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계속 성장하고 더욱 광범위한 연금혜택을 위해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은 근로자 수를 늘리거나 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생산성은 타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올 초 한국생산성본부가 OECD 30개국을 포함, 131개국을 대상으로 노동생산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0~2007년 사이 우리나라의 평균 노동생산성은 4만2373달러로 조사 대상국 중 33위에 랭크됐다. 1위인 룩셈부르크의 8만9233달러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규제철폐나 외국인 투자 유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의 방법이 그것이다. 이에 못지 않게 최근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각 산업에서 IT의 활용이다. IT가 대부분의 업종에서 기업 생산성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역량이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IT산업이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1990년대 금융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IT산업의 GDP비중은 11.0%, GDP 성장기여율은 27.6%로 국가 주력산업이 됐다. 하지만 전체산업의 IT활용도는 10% 이하로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IT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IT에서 얻는 실제이익은 어느 기업이나 나라가 IT에 얼마나 투자하느냐에 달려있지 않고 IT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있다. 기업과 정부는 IT가 과연 생산성 향상에 이바지 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검토하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듯 하다.
권상희 경제과학팀장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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