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존 조직은 유지, 임원은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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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8개 사업부·10개 지역총괄 체제를 유지하면서, 조직 간 유사업종을 하나로 묶는 형태의 2011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삼성은 조직개편에서 무선·생활가전·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또 정현호·김영기·김양규 부사장 등 이번에 승진한 차세대 예비 CEO 후보군에게 주요 임무를 맡겼다.

 삼성은 조직 개편과 주요 보직 인선을 끝내고 오는 16일 세트 부문, 20일 부품 부문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도 경영전략을 점검한다.

 ◇조직 개편 특징과 배경=조직개편은 유사업종을 한 군데로 묶어 시너지 효과를 제고하겠다는 포석이다. 삼성은 △휴대폰과 통신장비 △TV와 셋톱박스 △냉장고와 에어컨 등 그동안 떨어져 있던 제품군을 하나의 사업부가 관할하도록 전환했다.

 구체적으로는 무선사업부가 기존 휴대폰에다 와이브로 등 통신장비 및 시스템 사업을 넘겨받았다. 윤부근 사장이 이끄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셋톱박스를 이관받으면서 스마트TV 사업에서 발빠른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셋톱박스 내장형 스마트TV뿐 아니라 셋톱박스 분리형 스마트TV 등 소비자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소속이던 에어컨 사업은 생활가전사업부로 이관됐다. 이로써 TV의 1등 DNA를 에어컨에 이식시키려던 당초 구상은 사실상 실험에 그쳤다. 삼성은 지난 2009년 9월 공조사업팀을 설립하면서 세계 1위를 달리는 TV의 성공비결을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는 DAS사업팀에 접목하기 위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산하에 신설했다.

 삼성 관계자는 “생활가전과 에어컨 사업의 통합은 원자재 구매와 핵심부품인 모터 컴프레서 개발 측면에서 운영효율과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목받는 인물은=개편에서는 네트워크사업부장과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두 사업부장이 각각 김영기 부사장과 정현호 부사장으로 바뀌었다. 8개 사업부 중 6개 사업부의 책임자는 유임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종균 사장이 갤럭시S 성공을 발판으로 영향력과 입지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 사장은 무선사업부는 물론이고 네트워크사업부도 통합 경영하는 권한이 주어졌다. 게다가 그동안 무선사업부 지원팀장이었던 정현호 부사장이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에 임명되면서 이들 두 사업부 간 협업의 강도와 수준도 높아질 전망이다. 북미총괄에 선임된 김양규 부사장은 휴대폰뿐 아니라 LED TV 판매 확대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홍창완 생활가전사업부장의 유임은 생활가전 일류화라는 최고경영진의 의지를 재확인시키는 대목이다. 특히 생활가전사업부는 삼성광주전자와의 합병뿐 아니라 에어컨 사업 추가로 외형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홍창완 부사장의 역할과 책임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삼성은 지난 10월 광주 정밀금형센터 설립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종호 부사장을 제조기술센터장에, ASIC 전문가인 김광현 부사장을 파운드리 사업팀장에 각각 임명하면서 글로벌 생산공장 설립·운영 및 파운드리 사업의 생산성 향상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서주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전문가로 불리는 김광현 부사장이 S.LSI 파운드리 사업팀장에 선임된 것은 이 분야 육성에 대한 삼성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