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을 맞아 각종 평가/순위 연구보고서가 나오고 있고 공급망관리(SCM)도 예외가 아니다. SCM에 관련한 보고서 몇 종을 살펴보면 월마트, P&G는 매년 첫 번째 혹은 두 번째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최근 발표된 칸타리테일(Kantar Retail)의 ‘파워랭킹 2010’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칸타리테일 파워랭킹 2010은 미국내 생활소비재(CPG) 중심 유통업체와 CPG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SCM과 함께 브랜드파워, 마케팅 프로그램, 영업력, 전반적인 사업 경쟁력 등을 평가하는 순위 보고서로, SCM 부문 1위는 역시 월마트가 차지했다.
이 보고서가 재미있는 것은 CPG 제조업체들이 자사 공급망에서 최우선시하는 유통업체 3개를 알아보는 것인데, 월마트는 92%로 1위를 차지했다. 즉 자사 공급망에서 월마트를 먼저 고려하지 않는다는 CPG 제조업체는 100개 가운데 8개에 그친다는 뜻이다.
월마트와 2위 업체인 크로거의 격차가 크다는 사실이 놀랍다. 2위 크로거를 자사 공급망 최우선순위 3개 유통사에 포함시킨다는 제조업체는 30%였다. 파워랭킹 2010 보고서는 “공급망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자동화를 중시하며 공정하고 체계화된 규칙에 따르는 유통업체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CPG 제조업체 SCM 평가는 반대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다. P&G는 41.4%로 1위를 차지했다. 유통업체들이 가장 먼저 제품을 받길 원하는 CPG 제조사라는 뜻이다. 칸타리테일은 세계 최대 다국적 광고회사 가운데 하나인 WPP그룹 산하 칸타그룹에 속하는 유통업계 전문 컨설팅 기업이다.
IBM비즈니스가치연구소(IBM Institute for Business Value)는 기업을 공급망 전략 완성도와 운영 능력을 기준으로 △비저너리 △플래너 △오퍼레이터 세 그룹으로 나눈다. 최근 IBM SCM 보고서에서는 각 그룹별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비교했는데, 비저너리에 속하는 기업들의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24.8%라고 한다. 플래너 기업들은 11%, 오퍼레이터 기업들은 7%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저너리 그룹은 플래너 그룹과 비교해 2배 이상, 오퍼레이터 그룹과는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성장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어려운 연구조사를 거쳐 나온 보고서들이지만 핵심은 단순하다. 제조업체는 유통업체를, 유통업체는 제조업체를 자사의 공급망에서 배려하면 동반성장한다는 것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