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버블 논쟁이 일고 있다. 마치 10년전 인터넷 업계에 휘몰아쳤던 닷컴 버블을 연상시킨다.
제2의 IT버블 논쟁에 불을 지핀 것은 미국 제1의 권위지인 뉴욕타임즈다. 지난 3일 뉴욕타임즈는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Startup)` 기업들의 가치가 올들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며 제2의 닷컴 버블을 경고하고 나섰다. 소셜 네트워킹(SNS)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중심으로 벤처 투자자들이나 엔젤 투자자들의 투자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10년전 IT업계를 강타했던 닷컴 버블이 재연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소셜 네트워킹 업체들의 기업 가치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트위터가 40억 달러에 달하고, 페이스북 게임인 ‘팜빌’로 유명한 소셜 게임 업체 `징가`의 기업 가치는 50억 달러를 넘는다. 지난주 소셜 커머스 업체인 그루폰과 인수 협상을 벌였던 구글은 그루폰에 60억 달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거절당했다. 8개월 전 그루폰의 기업 가치는 13억 5천말 달러 수준이었다.
이들 기업만이 아니다. 웹 2.0 기반의 인터넷 업체들은 소셜 네트워킹 및 모바일 서비스 붐에 힘입어 최근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엄청난 금액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기업 전용 SNS 업체인 ‘야머’가 2천5백만 달러를 투자받았고, 블로그와 미니 블로그의 경계 영역을 공략하고 있는 ‘텀블러’는 3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그룹용 모바일 메시징 앱 서비스 업체인 ‘그룹 미’는 9백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밖에도 모바일 사진공유 사이트인 ‘패쓰’와 ‘Picplz’가 각각 250만 달러와 5백만 달러의 자금을 벤처 투자자로부터 유치했다고 한다.
이처럼 소셜 네트워킹과 모바일 서비스업체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 닷컴 버블 시대가 재연되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한다.
유명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프레드 윌슨`은 지난 6~9개월 사이에 이 같은 비정상적인 현상이 나타났다며 대중적인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려는 벤처 투자자들의 경쟁 심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열린 ‘웹 2.0 서밋’에서 지금 IT업계는 버블의 한 가운데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포드 경제정책 연구소의 `알렉스 굴드` 교수는 “최근 5개의 엔젤 펀드로부터 투자에 참여하라는 제의를 받았다”며 IT 업계의 버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들어 테크놀로지 기업에 대한 투자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지금의 투자 열기가 과거 닷컴 버블 시대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과거의 버블이 비정상적인 주식 투자에 기인한 것이라면 지금은 충분히 투자의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10년전 닷컴 버블의 상징이었던 Flooz.com, Pets.com, theGlobe.com 등 기업들은 기업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버블이 끼었지만 지금은 공룡IT기업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애플 등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M&A나 지분 투자를 늘리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현재 이들 대형 IT업체들의 현금 보유액은 900억 달러를 상회하는데 이 정도의 돈이면 웬만한 중소 규모 스타트업 기업들을 한꺼번에 사들일 수 있을 정도다.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는 만큼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과거의 웹 서비스 업체들이 마땅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던 데 비해 지금의 스타트업 기업들은 폭넓은 가입자 기반과 광고 매출 등 구체적적인 비즈니스 기반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버블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 매체인 ‘벤처 비트’에 따르면 웹 2.0 시대의 기업들은 확실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소셜 게임업체인 `징가`의 경우 기업 연륜이 4년 밖에 안되었지만 월 2억1천5백만명에 달하는 액티브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수익도 내고 있다. 과거 Pets.com이 전혀 돈을 벌지 못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의 IT 버블 논쟁은 결국 시장에서 검증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기업 가치가 과연 시장의 미래 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는 판단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
장길수 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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