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업계 불황, 내년까지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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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LED 패널’ 재고 증가로 시작된 발광다이오드(LED) 업계 불황이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비록 내년 LCD TV 출하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LED를 탑재하더라도 LED 업체 장비 증설량이 LED 수요를 압도하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일반조명에 LED가 적용되는 2012년 이후까지 이 같은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도 나왔다.

5일 업계 및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주요 LED 생산국의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증설량은 560여대 수준으로 조사됐다. 올해만 해도 작년보다 79% 증가한 599대가 새로 증설된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에 LED 수요 증가는 LED TV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2009년부터 3년간 연평균 40.3%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전체 LCD TV 가운데 23%(4600만대)에 그쳤던 LED TV 비중이 내년 57%(1억500만대)로 증가한다 하더라도 이에 필요한 MOCVD 대수는 160여대면 충분하다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40인치 LED TV 한 대당 필요한 LED칩 수를 220개, 2인치 에피웨이퍼 한 장당 생산되는 LED칩 개수를 3739개로 가정해 산출했다. 1년에 TV 100만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MOCVD 2.6대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업계 평균수율 60%, 가동일수 30일, 1일 가동횟수 2.5회 등도 전제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나머지 투자분 400여대는 LED조명·자동차조명 등으로 시장을 확대해야 하지만, 이들 시장은 가격적인 한계로 2012년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ED 원재료인 사파이어 잉곳·삼중메틸갈륨 등은 아직 고가격을 유지하고 있어 자칫 LED 업계는 이중고에 빠질 우려마저 제기된다.

골드만삭스 측은 “중국 정부의 경우 MOCVD 한 대 설치에 1000만위안의 보조금을 주는 등 공급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투자 장려에 나서고 있다”며 “이 때문에 내년에도 과잉투자로 인한 LED 판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 측은 “계열사 가운데 LCD 기업이 있는 곳은 그나마 고통이 덜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더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가 내년 공급과잉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새로운 LED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LED·LG이노텍 등 LED 업체 매출 중 TV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소 70~80% 이상이다. 단기적으로 자동차 등 실질적 수요가 있는 분야와 일반조명용 LED 시장을 목표로 확장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곽민우 디스플레이서치 이사는 “내년 LED 업체들의 매출은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저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