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펠릿 등 산림바이오매스 이용은 연료대체뿐 아니라 산림 내 탄소흡수원을 증대해 기후변화 대응에 유력한 수단이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기후변화 대안 중 산림이 유연성과 비용대비 효과가 높다고 평가하고 바이오에너지의 화석연료 대체를 권고했다. 특히 산림바이오매스는 원료조달 여건상 농·산촌의 에너지원으로 풍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석유류에 의존하고 있는 농·산촌의 에너지원을 사용편리성만 확보한다면 우드펠릿으로 대체할 수 있다. 아버님 댁에 우드펠릿 보일러를 놔드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수요·공급 잠재력 큰 우드펠릿=우드펠릿은 수요와 공급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다. 무엇보다 난방용 연료로서 석유류를 대체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같은 크기의 열을 내는데 필요한 연료 가격을 비교했을 때 우드펠릿 가격은 경유의 56%, 보일러 등유의 82% 수준이다. 다만 도시가스나 심야전기와 비교하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우드펠릿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 농·산촌 지역에서 난방용 연료로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농·산촌 인구의 70%가 넘는 약 90만 가구에서 난방용으로 보일러 등유를 사용하고 있다.
또 1만4000ha 규모 시설원예 농가도 우드펠릿의 잠재 수요자다. 이들은 대부분 우드펠릿과 가격이 비슷한 면세경유를 사용하고 있으나 올해부터는 신규 난방기에 면세경유 공급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농가의 90% 이상이 1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어서 교체 주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밖에 공공시설과 발전소 등이 신재생에너지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화 및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등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우드펠릿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드펠릿 공급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국내에서 벌채나 숲 가꾸기 등을 통해 발생하는 원목이나 부산물은 연간 640만㎥지만 이 가운데 45%인 340만㎥가 활용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다. 산림청은 340만㎥에서 수집이 불가능한 것을 제외하고 나면 연간 200만㎥의 원목·부산물을 우드펠릿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100만톤의 우드펠릿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산림청은 목재생산이 늘어나고 기계화가 충분히 진행되면 오는 2020년경 200만㎥ 원목·부산물을 모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농가 14만호, 시설원예 37% 우드펠릿 대체=정부는 우드펠릿 난방설비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 농가주택 4만호, 시설원예 8.3% 난방을 우드펠릿으로 대체한다는 단기목표와 2020년 농가주택 14만호, 시설원예 37% 난방을 우드펠릿으로 대체한다는 중기목표를 세웠다.
우드펠릿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산림청은 먼저 농산촌 지역에 가정용 소형 펠릿보일러를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약 3000대가 보급됐으며 오는 2012년까지 농어촌 뉴타운·녹색마을·산촌생태마을 등 정책사업과 연계해 3만9000호에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시설원예 난방 우드펠릿 대체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까지 시설원예 난방면적의 20%, 2017년까지 30%를 우드펠릿으로 대체하기로 확정·추진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전남 화순시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자체 예산으로 시설원예용 펠릿 난방기를 보급하고 있으며, 농촌진흥청은 시설원예용 펠릿 난방기를 개발하고 현장에서 실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60ha에 펠릿 난방기를 시범 보급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새만금·영산강·화옹간척지 등에 조성할 대규모 온실 단지에도 펠릿보일러를 설치했다.
또한 정부는 지역 내 발생되는 산림바이오매스의 에너지 활용과 목재이용 확대로 탄소저감을 실현하는 ‘산림탄소순환마을’도 만들 계획이다.
내년도 시범마을로 선정된 경북 봉화군 서벽리에 탄소저감을 위한 우드펠릿 중앙집중식 난방과 목조건축 등 내년부터 3년간 총 5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2014년까지 산촌진흥지역 지정 마을 중 사업 참여율이 전체 가구의 70% 이상이고, 참여가구 수가 50가구 이상인 마을 11개를 추가로 선정해 산림탄소순환마을을 조성한다.
◇3조원의 경제적 가치 창출, 수요 다변화정책 보완=정부는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오는 2012년까지 석유대체 및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통해 약 3000억원, 2020년까지는 총 3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산물수집·펠릿산업·탄소순환마을 조성 등에서 2020년까지 총 24만6000개, 사업추진 기간 동안 연평균 약 2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가 연료절감효과도 2012년 3만9000가구에서 연간 210억원의 효과를, 시설원예 1164ha에서 연간 579억원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우드펠릿 정책은 제한된 지원으로 수요확산에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드펠릿업계에서는 유럽 등 우드펠릿 산업이 발달된 국가에서 관공서·학교 등 공공분야의 활발한 사용으로 펠릿산업을 육성하는 것처럼 초기 수요확산을 위해 공공부문의 선도적 사용과 함께 다양한 시범보급 사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내년에 소비자 신뢰 확보를 위해 공공부문의 우드펠릿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산림청 산하기관은 물론이고 타 부처 신축 건물이나 보일러 교체 시 펠릿보일러 설치를 도모하고 가능한 자체 예산 확보를 유도하되, 성공적으로 시범사업을 마친 군부대의 경우 국방예산의 부담이 있으므로 산림청에서 지원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펠릿보일러 교체수요가 많은 마을회관·경로당 등 주민편의시설의 화석연료 난방시설을 펠릿난방으로 연차적으로 교체할 계획도 추진한다.
아울러 기존의 가정용 보일러(20㎾)에서 중·대형 보일러 및 펠릿 난로까지 보급을 다양화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일반·상업시설까지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펠릿난로에 대한 수요창출을 위한 공공기관 시범보급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펠릿이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체용 펠릿 스팀보일러 시범 보급 사업은 지자체와 연계해 추진한다.
※우드펠릿(Wood pellet)이란? 나무를 자르고 다듬을 때 나오는 부산물이나 숲 가꾸기에서 수거한 잡목 등을 톱밥으로 파쇄한 후 압축해 만든 청정 연료다.
밀도를 톱밥의 3배 정도로 압축해 발열량이 높고 크기가 일정해 정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목재에는 ‘리그닌’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압축 시에 별도의 첨가제가 필요하지 않다. 더욱이 경유와 비교할 때 탄소배출은 12분의 1, 비용은 40%가 줄어들 정도로 친환경성과 경제성까지 갖췄다. 보일러 안에서 태운 후 재도 거의 남지 않는다. 기후변화협약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연료로 인정받았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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