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게임 업계 간판 기업 엔씨소프트 기업가치가 글로벌 게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매출 규모 면에서 10배 이상 큰 게임 업계의 골리앗을 다윗이 이긴 셈이다. 세계 게임 시장에서 온라인게임 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이 한 단계 올라갈 전망이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EA의 주가는 18일 15.42달러에 마감했다. 이를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51억6000만달러, 약 5조8153억원이다.
이보다 앞서 17일 오후 끝난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26만7500원을 기록, 시가총액은 5조8324억원에 달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18일에도 강세를 보여 27만원을 돌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6조원에 육박했다.
EA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게임 업체다. 1982년에 창립한 EA는 2009년에 42억달러(약 4조77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피파 시리즈와 심즈 등 100만개 이상 팔린 게임만 31개에 이른다.
엔씨소프트는 2009년 매출이 4525억원이다. EA 매출보다 10분의 1 이하다.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등이 이 회사의 대표적 온라인게임이다. 특히 아이온은 서비스 2년 만에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최대 흥행작이다.
엔씨소프트 기업가치가 EA를 추월한 것은 자본 시장이 콘솔게임보다 온라인게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콘솔게임이 역사가 길고 시장 규모 월등히 크지만 성장세 면에서는 온라인게임이 한 수 위라는 의미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콘솔게임 시장은 2006년을 정점으로 하향세를 보이는 중이고 내년 말까지도 별다른 호재가 없는 편”이라며 “반면에 아직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하지만 온라인게임은 성장일로를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이나 길드워2 등 향후 나올 게임의 기대감이 주가에 미리 반영됐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측은 현재의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차기작을 글로벌 콘텐츠 반열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블레이드앤소울이나 길드워2 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 세계 시장에서도 흥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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