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 중심의 웹이 실제 우리 생활에 다가와서 새로운 물리적인 물체나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웹의 시대가 눈앞에 온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트루벤처스의 존 캘러건은 이런 새로운 웹의 시대를 일컫는 용어로 `물리적 웹`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고, 일부 인터넷을 주도하는 국내의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는 라이프 웹(life web)이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이는 물리적이고 실제 현실세계에서 느끼고 실체화돼 있는 것들의 웹, 그리고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웹이라는 의미인데, 실제로 포스퀘어나 옐프 등의 위치기반 서비스의 경우 우리들의 물리적인 생활의 경험을 가상의 웹 기술로 엮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서비스들은 우리들의 위치를 사람들과의 관계를 의미하는 소셜 그래프라는 개념으로 연결하면서 웹 기반으로 추적을 하거나 분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결국 어느 시간에 어느 위치라는 실제 상상가능한 물리적이고 실체적인 경험을 웹의 형태로 엮은 것이다. 이를 통해 인터넷과 웹이 가지고 있는 순간적인 경험을 영속성이 훨씬 강하면서 동시에 자원의 희소성을 가지고 있는 실제 세계의 물체 또는 활동에 연결한다.
예를 들어서 생각해보자. 어떤 레스토랑에서 체크인을 하고, 어쩌면 쿠폰을 하나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다음에는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또는 근처의 맛있는 레스토랑을 찾아보고 리뷰를 읽어본 뒤에 괜찮은 곳을 골라서 이동을 한다. 자신의 경험을 간단히 올리기도 하고, 일주일이 지난 뒤에 이런 전체적인 활동을 리뷰할 수도 있다. 이는 어찌보면 소중한 제품이나 서비스 경험의 기록들이다. 이들이 소셜 네트워크나 집단지성의 힘을 빌려서 강화되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스마트폰이 일으키는 가장 커다란 혁명은 물리적 웹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일 수도 있다. 위치센서를 활용한 위치의 웹이 하나의 예라면, 앞으로 우리 눈앞에 보이는 사진과 영상들, 그리고 머지않아 활용하게 될 RFID 칩이나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2차원 바코드인 QR코드 모두 물리적 웹을 구성하는 중요한 노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들을 관리하고 연결하는 앱들과 이 앱들의 웹이 새로운 물리적 웹의 인프라를 구성하게 되면서, 새로운 인터넷의 시대인 물체의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실체화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한다.
물리적 웹의 대상이 되는 것은 객체와 활동으로 나눌 수 있다. 객체에 해당하는 것은 우리가 무엇에 해당하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것이고, 활동은 어떻게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된다. 달리 말하면 활동은 동사, 객체는 명사가 되면서 이들의 조합이 하나의 물리적 웹의 단위가 된다. 동사로 검색하다와 위치을 조합하면 `위치를 검색한다`가 하나의 단위가 되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접근방법으로 웹에서 스트림을 정의하기 위한 활동으로 액티비티 스트림(Activity Stream)이라는 표준이 정의되고 있는데, 이것이 물리적 웹이나 라이프 웹의 가장 중요한 프로토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다양한 앱들이 이런 프로토콜을 활용해 물리적인 세상과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웹과 연결하고 이를 활용,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느끼는 경험을 증진시키는 것이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숙제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정지훈 관동의대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 교수 jihoon.j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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