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소비자가 휴대폰을 할부로 구매할 때 생기는 자사의 빚을 금융 기법을 통해 현금 유동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았다.
이로써 SK텔레콤은 4조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연구개발(R&D)이나 네트워크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대표 정만원)은 최근 하나SK카드에 단말기 할부 채권을 양도하고 이를 통해 하나SK카드로부터 자금을 빌려 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인수한 하나SK카드를 활용해 스마트 페이먼트 등의 금융 융합 사업 외에도 재무적인 개선이라는 부가적인 시너지 효과까지 얻게 된 것이다.
SK텔레콤 고위관계자는 “SK텔레콤이 하나SK카드와 `팩토링`이란 금융 기법을 도입함에 따라 4조원의 현금화가 가능하다”며 “고객으로부터 원금과 할부이자를 받는 업무 비용까지 덜 수 있고 빚이 오히려 자금이 돼 현금 유동성이 생겨난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은 지금까지 단말기 구매 비용을 제조사에 지급하고 할부로 단말기를 구입한 고객에게 이를 월마다 요금과 함께 나눠 받아왔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 9월부터 하나SK카드와 계약을 맺고 할부 채권을 양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금을 빌리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동안 독이 되어온 단말기 할부 대금을 오히려 유동 자금으로 확보,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휴대폰 할부대금과 관련해 기존 통신사가 해왔던 일을 카드사가 대행하는 체계로 통신사의 대금 청구 내역 발송 시 함께 고지됨으로 고객에게 큰 변화가 없다”며 “두 기업 간에 맺은 계약일 뿐 고객이 따로 약정서를 추가로 쓰는 등의 불편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 통신사들은 직접 가입자들에게 단말기 할부대금을 받고 있으며 팩토링 방식을 아직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팩토링=금융기관들이 기업으로부터 채권을 매입, 이를 바탕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기업들이 상거래 대가로 현금 대신 받은 채권을 신속히 현금화해 기업 활동을 돕자는 취지로 1920년대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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