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체임버스 회장 `실리콘밸리 5대 혁신비결`

"실리콘밸리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시장 변화와 티핑포인트(변화들이 쌓여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면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하는 상태)를 빨리 감지하는 능력입니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시스템스 회장(사진)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본사에서 인터뷰하면서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인텔, 시스코 등 실리콘밸리 핵심 기업들이 2000년 이래 10년 만에 글로벌 IT 혁신을 다시 주도하고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체임버스 회장은 "시장 변화를 빨리 감지하려면 혁신적인 기술을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술이)기업들 정보 저장소에 축적되어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스코는 라우터, 스위치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해 `인터넷 배관공`으로 알려졌던 과거 이미지를 벗고 기업 간 사업(B2B)에서 비디오캠코더(플립), 클라우드컴퓨팅, 영상회의(텔레프레즌스) 등 B2C 사업으로 재빠르게 변신하며 실리콘밸리 기업 중에서도 혁신에 가장 앞서가는 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체임버스 회장은 기술은 종교가 아니라며 지속적인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자기 회사 제품과 사랑에 빠지는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어떤 기술이나 제품도 맹신하지 않는 `기술 불가지론적` 자세다.

또 체임버스 회장은 CEO가 비전을 만들고 이를 실천하는 문화가 실리콘밸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5년, 10년, 15년을 앞서가는 비전들을 세우기도 한다. 이런 비전과 꿈을 주변 대학, 커뮤니티, 벤처 기업들과 함께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트너십은 어떨 때는 10년까지 함께 가는 긴 여정이기에 서로가 윈윈하는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위해서는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이런 것을 잘하는 것이 실리콘밸리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임버스 회장은 1991년 수석 부사장으로 시스코에 합류해 1995년 CEO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12억달러였던 매출을 지난해 361억달러로 성장시켰다. 2006년 11월부터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시스코는 실리콘밸리에만 50개 건물을 유지할 정도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체임버스 회장은 인천 송도 스마트시티를 세계적 성공사례로 만들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등 미국 내 대표적 지한파 기업인이기도 하다.

[새너제이(미국)=매일경제 손재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