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R&D 현장을 찾아서]시스원

22일 찾아간 서울 갈월동 소재 시스원 기술개발연구소에서는 10여명의 연구원들이 프린터의 토너 절감 인쇄품질을 측정하고 있었다. 출력할 때 잉크 사용량을 줄임에 따라 인쇄 선명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아보는 작업이었다. 밖은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서버 때문인지 연구소 안은 후끈한 열기가 가득해 선풍기를 틀어야 할 정도였다. 이갑수 연구소장(전무)은 “악조건 속에서도 연구원들이 열정적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며 “덕분에 시스원의 세이브토너는 경쟁 제품과 차별화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시스원(대표 정만진)은 토너절감 솔루션 · IT아웃소싱 등 IT토털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지난 1967년 KCC정보통신 기술지원부에서 출발해 1989년 지금의 이름으로 갖게 됐다. 국내 유일의 토종 IT인프라 제품을 지원하는 시스원은 17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0여명이 기술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인력이 많은 기업이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특급 기술자만도 26명이나 된다. 지난해 매출은 500억원 정도 되는 중견기업이며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IT공급 및 유지보수에서, 나머지 50%를 IT솔루션 공급 등에서 올리고 있다. 시스원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전 세계적 흐름에 맞춰 `그린IT`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최근 프린터 토너 및 컴퓨터 전력 절감 기능을 갖춘 `세이브토너`를 선보였다.

세이브토너는 △토너 비용 절감 △통합출력관리(MPS) △출력물 보안 △컴퓨터 비용 절감 네 가지 핵심 기능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원스톱 프린트 관리시스템이다. 시스원 기술개발연구소가 1년여의 연구 끝에 지난 8월 공식 출시했다. 시스원이 이 제품을 내놓은 것은 생각보다 프린트 토너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아무도 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 때문이었다. 시스원이 조사한 결과 600여명의 직원이 일하는 정부 모 부처에서는 연간 2억8500만원을 토너 비용으로 사용했다. 토너를 25% 정도만 절약해도 연간 7000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세이브토너는 인쇄용지에 사용하는 잉크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토너 비용을 절감한다. 잉크를 최대로 사용하는 경우를 100이라고 하면 90만 사용하도록 해 10만큼 절약하는 방식이다. 10%, 20% 등 잉크 절감량을 클릭 한 번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최대 50%까지 절약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잉크량을 줄이더라도 인쇄 품질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20%까지는 일반 인쇄와 육안으로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며 30~40%를 적용해도 문서를 보는 데 큰 불편이 없다는 게 시스원 측 설명이다. 최근 세이브토너를 도입한 한 정부부처는 불과 2주 만에 60만원의 토너 비용을 절감하고 이산화탄소 66㎏을 저감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세이브토너의 가장 큰 특징은 컴퓨터 비용 절감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갑수 소장은 “토너 비용 절감이나 통합출력관리 기능은 다른 제품에서도 제공하고 있지만 컴퓨터 비용 절감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은 세이브토너 뿐”이라고 말했다. 사전에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시간을 입력하면 특정 시간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거나 대기모드로 전환하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점심시간을 입력하면 점심시간 1시간 동안 대기모드로 전환되고, 퇴근시간을 입력하면 해당된 시간에 자동으로 컴퓨터 전원이 꺼진다. 시스원은 세이브토너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 1대당 연간 140㎾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너 잉크량이나 컴퓨터 온오프 조절은 MPS를 통해 이뤄진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설명한 기능을 제공하는 한편, 회사 내 모든 컴퓨터 현황을 한 눈에 보여주고 이를 통계로 남겨 비용 및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한다. MPS를 통하면 누가 얼마나 프린트를 하고 있는지, 토너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수량으로 제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며 토너 잉크 사용량, 컴퓨터 온오프 시각 등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이밖에 워터마크 인쇄도 조절할 수 있어 추가적인 토너 절감이 가능하며 이름을 인쇄토록 해 `프린트 실명제`도 가능하다. 시스원은 전국에 80여명의 직원이 지사망을 가동하고 있어 AS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뛰어난 비용절감 및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로 환경부와 법무부 등 정부 부처와 포스코 · 신세계 이마트 등 대기업 납품에도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로부터 소프트웨어 품질인증서인 GS(Good Software) 인증도 받았고 조달청 나라장터에도 등록했다.

이갑수 연구소장은 “세이브토너는 지난 8월 정식 출시되기도 전에 유수의 기관 및 기업에서 사용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정부기관이나 대기업 ·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나가 국내 최고의 프린트 비용 절감 솔루션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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