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글입력 특허권 허용 잘한 일이다

중국의 한글공정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KT가 휴대폰 자판 통일에 대해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이들은 각 제조사에서 출시되는 휴대폰 단말 자판이 서로 달라 표준화에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협력, 표준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휴대폰의 60%가 채용하고 있는 천지인 방식 특허권을 소유하고 있는 개인도 정부에 기증했다.

아직 갈등의 여지는 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간 휴대폰 한글 입력방식 통일은 기업들이 자사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표준화에 난항을 겪었다. 우리나라가 휴대폰 등 IT강국임에도 정부의 미온적 대응, 제조사의 특허권 등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표준을 정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각 제조사가 제공하는 한글입력 방식을 익혀야 하는 수고를 했다. 국제적으로 우수성이 입증된 한글의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이동통신 업계와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KT의 휴대폰 한글 입력 보유 특허의 사용권 허용에 대해 기업 이미지 등을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꼬집는다. 하지만 이유야 어떻든 이번 양사의 특허 사용권 무상 제공을 계기로 한글입력 방식 표준화가 급물살을 탈 것은 분명하다.

우선적으로는 업계의 자율로 민간표준이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자사의 단말에 탑재했던 기술을 포기해야 하는 업체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대목이다.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표준안 채택이 안 되면 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정부와 업계는 인식해야 한다. 위대한 문화유산과 자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보존하지 못해 다른 나라에 우리 것을 빼앗기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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