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표를 내 손으로 만든다.`
세계의 연인 고(故) 오드리 헵번의 모습이 담긴 우표 10장이 자선행사에서 거액에 팔렸다. 독일 외신에 따르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 출연한 헵번의 모습을 담은 우표 10장 묶음 전지 1매가 아프리카 아동 교육기금마련을 위해 열린 자선행사에서 약 6억7000만원(43만유로)에 거래됐다.
우표 디자인은 헵번이 긴 검은색 담배 파이프를 물고 있는 모습이다. 2001년 발행한 이 우표는 독일 우체국이 저작권 문제 때문에 1400만장 가운데 아주 일부만 남기고 모두 폐기한 것이어서 희소성이 높다.
헵번의 사진처럼 우표는 디자인이 다양하다. 모양도 가자가지이고 크기 또한 천차만별이다. 1898년 터키는 세계 최초로 팔각형 우표를 발행했고, 1971년 말레이시아는 동그라미 우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도 제23차 세계산림연구기관연합회 세계총회 기념우표를 팔각형으로 발행했고, 금강역사상 우표를 삼각형으로 제작해 배포했다. 특히 이 우표는 자외선에 반응해 햇빛을 받으면 숫자와 태극문양이 붉은색으로 변한다.
우리나라 우표를 내 손으로 만들어볼 수도 있다.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는 매년 세계우표디자인공모대회를 연다. 지난 1992년에 처음 열려 1996년부터 세계대회로 격상해 매년 개최한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가족(청소년 부문)`과 `극지 및 빙하보호(일반 부문)`인데, 24개국에서 총 8723작품(국내 7441작품, 국외 1282작품)이 접수됐다. 미술과 우취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주제 표현력, 디자인의 독창성, 우표로서의 적합성 등을 기준으로 심사를 했다.
올해 최우수작은 청소년 부문에서 신지은 양(17 · 성남정보산업고2)이, 일반 부문에서 현주엽 씨(40)가 차지했다. 신 양은 송이송이 달린 포도알을 대가족의 얼굴로 묘사해 가족의 소중함을 표현했다. 한 씨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 북극곰 가족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슬픔을 묘사했다.
최우수작을 차지한 사람에게는 지식경제부장관 상장과 상금 300만원이 주어진다. 우정사업본부는 각 부문 최우수작과 우수작 1작품씩을 내년에 특별 우표로 발행할 계획이다. 작품에 대한 세부 심사결과는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www.koreapost.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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