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 포르쉐 911터보 S 카브리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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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이서 하단에 있는 스포츠 플러스 버튼을 누른 뒤에 두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단단히 움켜쥔다. 마음을 가다듬은 후에 평소 사용하는 오른발 대신 왼발로 브레이크를 꽉 밟은 상태에서 오른발로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는다. 회전수가 상승하다가 4000rpm에 도달해서는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회전수를 유지한다.

스티어링 휠에는 론치 컨트롤 표시등에 불이 들어온다. 이로써 날아갈 준비는 끝났다. 브레이크를 밟고 있던 왼발을 떼자 눈망울 초롱초롱한 파란색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는 마치 로켓이 발사되는 듯한 굉음과 함께 도로 끝을 향해 발사되었다. 1초, 2초, 3초, 그 순간 이미 시속 100㎞를 지났다.

포르셰 911 터보 S 카브리올레가 정지에서 100㎞/h에 도달하는 시간은 3.4초에 불과하다.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총알처럼 날아간다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가끔 오싹하기까지 하다.

도로용 스포츠카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포르셰 911 터보로도 뭔가 아쉬운 특별한 고객을 위해 포르셰는 911 터보 S를 선보였다. 오늘 시승한 차는 오픈카인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다.

직분사 시스템을 적용한 3.8리터 트윈 터보 엔진은 911 터보에서 500마력을 발휘했지만 터보 S를 위해서는 30마력이 더 높아진 53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700Nm에 이른다. 터보 모델에서 오버부스트가 작동했을 때의 토크와 같다. 0~100㎞/h 가속은 911 터보 카브리올레의 3.5초에서 3.4초로 단축됐고, 최고속도는 315㎞/h에 이른다.

변속기는 수동변속기보다 성능과 연비가 뛰어난 듀얼 클러치 타입 PDK가 장착됐다. 충격 없이 순식간에 변속하는 PDK 덕분에 보다 쉽게 고성능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터보 S 역시 4륜구동이며, 뒷바퀴의 좌우 구동력을 조절해 주는 토크 벡터링 기능까지 더해져 주행 안정성 또한 탁월하다.

외관에서는 911 터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대형 리어 스포일러 아래 붙어 있는 `turbo S` 엠블럼을 통해서만 그 특별함을 만날 수 있다. 센터록 타입의 19인치 RS 스파이더 휠과 카본 브레이크 PCCB는 터보 S에서는 기본으로 제공된다. 실내는 검정색과 파란색 가죽의 투톤으로 꾸몄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가죽으로 덮은 마무리에서 특별함이 배어난다. 시트에는 냉방 기능도 마련되어 있다.

20초 만에 자동으로 열리는 소프트톱은 60㎞/h로 주행하는 중에도 열거나 닫을 수 있어 시내 도로에서라면 언제든지 차를 세우지 않고도 변신이 가능하다. 한낮에도 뜨겁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이 지붕을 열고 달리기에는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더욱이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라면 지붕을 열어젖힌 상태로도 300㎞/h가 넘는 속도로 달릴 수 있다. 뒷자리에다 지붕을 열었을 때 바람이 실내로 들이치는 것을 막아주는 디플렉터를 설치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달려도 실내는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다. 그냥 바람이 약간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랄까.

911 터보 S 카브리올레는 아주 특별한 포르셰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슈퍼카다.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의 5억원 이상 모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강력한 가속감에다 포르셰만의 탁월한 주행 감각이 어우러져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또 지독한 빠름 속에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카브리올레여서 더욱 사랑스럽다.

박기돈 기자 nodikar@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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