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인정받는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개발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보안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대를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으로부터 강의 요청이 쇄도해 1년 내내 강의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김태일 FSK시큐리티 지식사업부장은 이같은 비전을 갖고 있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팀장은 독학으로 보안 공부를 시작해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로 확고히 자리 잡은 인물이다.
그는 “컴퓨터공학과 재학 당시만 해도 보안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자리잡지 않은 상태여서 혼자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보안전문가를 꿈꾸거나 실무에 있는 사람보다 한 발 앞서 신기술을 습득하고 강의하는 일이 즐겁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지난 2002년부터 영미권을 중심으로 발달한 디지털포렌식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흔히 `컴퓨터과학수사`라고 알려진 디지털포렌식은 컴퓨터와 휴대폰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자료를 추출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는 “아직 디지털 포렌식이 매우 생소하지만 사실 인터넷 침해사고 대응기술과 상당부분 겹친다”면서 “디지털포렌식은 수사 및 감사에 활용하기 때문에 법과 절차를 강조하는 것이 특짹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 디지털포렌식 산업은 IT 기술 발달 수준에 비하면 겨우 걸음마 단계에 들어선 정도로 미약하지만, 해외에서 디지털포렌식은 경찰 · 검찰 수사뿐 아니라 일반 기업의 내부감사와 회계감사 목적에도 이용될 정도로 그 활용도가 더욱 커지는 추세다.
김 부장은 “미국과 영국은 `e디스커버리`라는 법률안을 제정해 디지털포렌식을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관련 연구도 활발하다”면서 “디지털포렌식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관련 산업 육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디지털포렌식 대회 참가를 준비 중인 김 부장은 민간인 최초로 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미 국방부에서 주최하는 `DC10 대회`에 고려대학교 정보보호학과와 경찰청이 참가해 입상한 바 있다”면서 “민간인 최초로 이 대회에서 우승해 국내 디지털포렌식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포렌식을 비롯한 보안 기술 및 서비스를 일종의 사회보장서비스로 생각해 민관이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부장은 “불이 나면 `119`를, 도둑이 들면 `112`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처럼 정보보안도 안전 보장의 개념이 강하다”면서 “보안은 개인과 기업의 정보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월 산업 시설의 원격제어시스템(SCADA)망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스턱스넷이란 악성코드가 최초로 등장해 각국이 바짝 긴장한 상태”라면서 “사이버공격이 국가간 사이버전의 개념으로 발전한 만큼 이를 막는 보안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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