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 LCD 수장들 “내년 시장 개선…골 깊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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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메모리반도체와 LCD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국내 수장들이 내년 상반기에 LCD부터 수요가 회복된 후 내년 하반기께는 반도체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단기호황과 단기 불황이 거듭되면서 예전처럼 골은 깊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과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12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0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참석, 가격 하락 추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년 1분기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현 사장은 “내년 1분기까지 D램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고 2분기 중반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투자 계획은 미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권오철 사장 역시 “상반기보다 PC 시장이 3 · 4분기에 약해지기 시작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약세로 반전됐지만 진폭이 예전과 같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험적으로 호황이 길수록 불황의 골도 깊었다”며 호황이 짧은 것이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내년 투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는 12월 초쯤에 결정되겠지만 하이닉스의 내년 투자금액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올해 3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는 “아직 청주 11라인과 중국 우시 공장에 여유가 있다”며 12라인 투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협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3분기가 아니라 4분기가 바닥”이라며 “내년부터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그동안 LED가 가격이 너무 비쌌는데 중국 국경절에 소비자 호응이 좋아 잘 팔렸다”며 수요가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제품 품질, 비용이 좋아진 만큼 내년에는 신제품, 신기술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앞으로 3D, 스마트폰, 아이패드 같은 품목의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사장에 앞서 전시장을 찾은 장원기 삼성전자 LCD 사장은 “지금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면서도 “내년에는 3D 패널과 LED 패널, 태블릿 분야에서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는 지난 3분기 반도체 재고일수(DOI)는 75.9일로 전 분기보다 1.5일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며, 3분기 재고일수 증가율은 예년 평균에 비해 4.8%나 높아 공급과잉을 우려했다.

유형준 · 오은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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