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국인에 대해 면제해주고 있는 채권 투자 원천징수세를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의 외국인 채권 투자 원천징수세 면제 조치 폐지 주장에 대해 "금융위 소관 사안은 아니지만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원천징수세 부활 검토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기획재정부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세를 폐지했던 지난해와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국내 채권시장 육성을 위해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이자소득에 14%를 부과하던 원천징수세를 면제한 바 있다.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개장 직후부터 급격하게 강세를 보이다 외국인에 대한 과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중 한 때 1120원을 회복하면서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오후 들어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3.6원 오른 1116.7원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선물을 매도하면서 현물도 약세를 나타냈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주 말 대비 1bp(1bp=0.01%포인트) 오른 3.28%, 국고채 5년물은 4bp 오른 3.65%에 마감했다.
정부의 이번 과세 부활 언급은 원화값 강세 요인 중 하나인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 차원으로 해석된다. 주요 20개국(G20) 의장으로서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선택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브라질에 이어 태국과 인도 등 다른 신흥국들도 통화 가치 방어 전략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날 태국도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해 원천징수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으며, 인도 중앙은행 총재의 외환시장 개입 시사 발언도 전해졌다.
[매일경제 정혁훈 기자/한예경 기자/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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