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호모 크리에이티브가 국가 경쟁력 (7)

Photo Image
교사들이 센터 내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북동쪽으로 2시간 가량 달리면 영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런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들르는 `요크`에 도착한다. 화려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런던과 달리 요크는 수 백 년전 바이킹족들이 지었다는 유럽 동화속에 나올 법한 오래된 집들과 `요크사원`이 한결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해준다. 이 곳에서 또 하나의 명물을 만났다. 바로 영국 전체의 과학 교사들에게 과학 교육에 대한 영감을 심어주는 `국립과학교수센터(NSLC National Science Learning Centre)`이다.

◇과학 교사에게 영감을=8년 전 영국 정부는 과학을 어떻게 더 잘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했다. 전세계 인구의 고작 1%를 차지하는 영국이 도출하는 과학 연구 성과물은 전세계의 10% 가량을 차지한다. 그만큼 영국의 미래에 있어 과학의 중요성은 크다.

요크대학 내에 위치한 NSLC(www.slcs.ac.uk)는 영국 전역에 흩어진 9개 지역 센터를 관장하는 중심이다.

이 곳의 핵심 역할은 교사들이 5~18세까지의 학생들에게 과학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집중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교사 스스로 영감을 얻도록 돕는 것이다.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지 않지만 `잘 훈련된 교사 1명이 최소 300명의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신념 아래 교사 연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이 곳을 다녀간 과학 교사는 3000명에 달한다.

◇과학 교사 전문성 극대화=다른 지역 센터가 반나절 또는 하루가 소요되는 단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해 NSLC는 5일 코스를 운영한다.

10~20명이 교사들이 합숙하면서 센터의 이른바 `전문 프로그램 개발자(Professional Development Leader)`가 개발한 입체적이고 창의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이 곳의 전문 프로그램 개발자인 제레미 에어리는 “영국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과학 교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는 석사 학위까지 받아야 과학 교사가 될 수 있는데 우리 센터의 프로그램은 전문 과학 교사 양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 중국 등 해외 교사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지난 8월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이 파견한 20명의 한국 교사들을 위해 우리 교육 실정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별도로 개발, 운영하기도 했다.

◇든든한 후원 · 교사 교류 강점=마침 이 센터에서 연수에 참여 중인 런던 킹스베리고등학교의 교사 2인을 만나 센터를 함께 둘러봤다.

가는 곳마다 마련된 최신 과학 실험 설비와 교육 보조 기자재, 전문 서적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이들은 이같은 물리적인 환경보다 센터의 소프트웨어적인 지원을 더 큰 강점으로 꼽았다.

킹스베리고등학교의 과학 교사인 샘 라카니는 “학교에 돌아가 교육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센터에 요청하면 신속하게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과학 교육에 대해 자신감을 얻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와 민간 재단인 `웰컴트러스트`의 든든한 후원도 안정적 센터 운영의 비결이다.

지난 5년간 센터에 투입된 예산은 총 2700만 파운드, 우리돈 약 479억원에 달한다.

또 5일간 교사 1인당 약 900파운드를 지불하지만 교사가 연수를 마치면 참여 학교에 돈을 돌려줘 부담을 덜어준다. 대규모 바이오 국제 자선단체인 `웰컴 트러스트` 덕분이다.

또 다른 전문프로그램개발자인 마크 랭리는 이러한 후원 배경에 대해 “정부가 각 학교마다 지원을 분산하는 것보다 센터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특히 과학교육이 후대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요크(영국)=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Photo Image
센터 내에는 첨단 설비와 교구, 서적들이 빼곡하다.
Photo Image
센터 내에는 첨단 설비와 교구, 서적들이 빼곡하다.
Photo Image
영국 요크대학 내 NSLC 전경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