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출시될 구글의 인터넷TV `구글TV`가 방송 · 신문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콘텐츠를 대거 확보했지만 정작 인기 높은 방송사 프로그램은 확보하지 못했다. 대형 방송사들이 구글TV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협력에 응하지 않는 것이다. 구글은 몇 주 내 추가 콘텐츠를 발표한다고 밝혔지만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다양한 콘텐츠 집어삼켰다”= 구글은 4일(현지시각) 구글TV 인터넷 홈페이지(www.google.com/tv)를 열고 뉴욕타임스 · USA투데이 등 언론과 유튜브 · 베보 · 판도라 · 냅스터 · 아마존 등 음악 및 동영상 사이트를 비롯해 NBA게임타임 등 게임서비스업체로부터 콘텐츠를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CNBC리얼타임 · TBS · TNT · CNN · 카툰네트워크 등 여러 TV 채널과 함께 인기 케이블TV HBO의 콘텐츠도 확보했다.
또 트위터를 TV에서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했으며, 내년 초부터 `안드로이드` 마켓에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자유롭게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이 세계 1위 검색사이트로서 대규모 콘텐츠 군단을 꾸린 것이다. 이는 `애플TV`가 현재 확보한 콘텐츠보다 훨씬 많다. 구글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수주 내 좀 더 많은 사이트들을 TV에서 즐기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기 방송은 빠져=하지만 전문가들은 구글이 일반 가정의 `거실`로 들어가는 데 있어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인기 방송프로그램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 4대 방송사인 ABC · CBS · 폭스 · NBC가 `적어도 지금까지는` 구글TV 참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주요 방송사들은 구글TV가 자신들의 시장을 침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가격을 구글이 주도하는 등 콘텐츠 유통 장악력을 빼앗길 것도 두려워한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인터넷(IP)TV 서비스를 두고 IPTV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사 간 갈등이 심각했던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구글은 주요 방송사 및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익명의 관계자는 “구글과 방송사 간 교류는 초기 수준”이라고 전했다. 애플 역시 `애플TV`에 NBC 채널 공급을 성사시키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인터넷 접속 TV에 관심이 없는 것도 문제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에 따르면 미국 국민 중 3%만 인터넷 접속 TV를 갖고 있거나 살 계획이고, 4분의 3 정도는 이런 제품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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