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의 날]그대들이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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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0년대 초, 그 당시 이상완 삼성전자 LCD 사업부 이사(전 삼성전자 LCD 총괄 사장)와 이춘래 LG전자 LCD연구소(현 LG디스플레이 전신) 이사 등 국내 LCD 초기멤버는 소속 회사는 달랐지만 두사람은 수시로 만나 함께 고민했다. 우리기업을 얕보고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을 전수했다 낭패를 본 일본 기업들이 LCD 분야에서는 기술 이전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이를 지켜봤던 구자풍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고문은 “그 당시 수많은 고민들이 오늘의 디스플레이 강국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회상했다.

디스플레이인들이 고대했던 축제가 열렸다.

지식경제부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는 250여명의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4일 저녁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제1회 디스플레이 날` 기념식을 개최하고 `영원한 디스플레이 강국`을 만들기로 다짐했다.

지난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는 CRT를 생산했을 뿐 LCD에는 거의 문외한이었다. 장비부터 소재, 패널 기술까지 모두 일본에 의존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우리나라는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 강국을 이뤄냈다.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는 LCD의 경우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2개사의 시장 점유율 합은 전 세계 시장의 50%에 육박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부상하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에서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점유율이 국내 기업역사상 전무후무한 95%에 달한다. 기술원조 격인 일본기업들은 방침을 바꿔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기술 및 정보를 파악하느라 여념이 없다.

전후방 산업효과도 막대하다. 삼성전자, LG전자가 TV 분야에서 1, 2위를 기록한 데에도 핵심부품인 LCD 강국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삼성전자 갤럭시폰이 애플 아이폰에 대항마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슈퍼AM OLED가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디스플레이 부품 · 소재 분야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LG화학이 편광판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며 삼성코닝정밀소재가 단일기업으로는 LCD 유리 1위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핵심 부품인 백라이트유닛 분야에서는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기업만 4개사에 이르며 CCFL램프, LED 등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세계 선두권에 올라섰다. LCD 원조기업인 샤프도 국내 기업들의 부품이나 장비를 구매하는 데 큰 거부감이 없을 정도다.

이 같은 디스플레이 신화는 9만여명에 이르는 디스플레이 산업 종사자들, 불모지에서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을 양성해온 디스플레이 분야 학계 인사,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하기 어려운 원천기술 분야 개발 사업을 추진해온 정부와 연구계가 합심한 결과다. 전 세계인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뛰어난 품질의 창을 통해 세계를 보는 것을 가능케 한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인들은 영웅이라 불려도 부족함이 없다. `제1회 디스플레이의 날`은 이 같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영웅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서로 격려하는 자리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지식경제부장관 표창(10점)을 비롯한 총 33명의 디스플레이 산업발전 유공자들에게 포상이 이루어진다. 권영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은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신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2015년까지 △패널 수출 500억달러 달성 △매출 1조원 장비 재료 기업 3~4개사 육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 △총 40조원을 투자해 4만여명의 고용창출 등 제2의 도약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위상

세계 시장점유율 1위(46%), 수출 2위(314억달러, 8.6%), 국내GDP의 3.7%(39조원), 고용인원 약 9만명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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