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년에 제작된 `2010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보면 2010년이 되면 인간과 의사소통이 되는 로봇이 등장하고 인간이 우주선을 타고 목성으로 떠나는 내용이 나온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2010년이 되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견한 영화다. 영화의 많은 내용이 현실화되기는 했지만, 지금의 과학문명의 발달은 우주선을 타고 목성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손에 휴대형 컴퓨터가 들려져 있고 이 컴퓨터가 보이지 않는 무선랜을 통해 연결돼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이용해 가격 검색을 하고 언제 어디서나 메일을 확인하며 주변 주유소의 위치와 가격을 실시간으로 알아내는 등 우주선이 아닌 보이지 않는 무선환경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됐다. 비단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다. 백화점에서 결제를 할 때에도 집에서 인터넷 전화기로 통화를 할 때에도 공공장소에서 공중 인터넷을 사용할 때에도 무선환경은 우리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해 주는 필수 인프라가 돼 버렸다.
이러한 무선환경은 우리에게 편리한 삶을 제공하는 엄청난 혜택도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스마트폰에는 모든 정보가 집중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아닌 타인이 무선 전화기를 가지고 와서 우리 집 무선전화기 망을 이용해 국제전화를 하거나, 백화점에서 카드 결제를 했는데 결제의 내용이 무선을 통해 전달되고 누군가 그 내용을 도청한다고 가정을 해 보면 그 위험성은 매우 심각하다. 나의 주민번호, 신용카드 정보가 그대로 공중을 떠다닐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일반 개인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무선을 통한 스마트 오피스 업무환경을 구축한 기업에서는 안전하게 회사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요자산을 보호하는 것이 큰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
최근 기업에서는 무선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 허가된 사용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인증기반`의 무선보안 인프라를 구축해 안전성을 높이고 있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필자의 회사에서도 과거 3년간의 무선보안솔루션 매출액보다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 1년간의 매출액이 두 배 이상으로 높아 무선보안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렇듯 기업에서는 안전한 장치를 갖춰 무선 네트워크 사용 사례가 늘고 있는 반면, 일반 사용자들에 대한 인식은 많이 부족하다. 일반 사용자들도 무선 보안의 원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몇 가지 기본적인 주의 사항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안전하게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첫째,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커피숍이나 학교, 병원, 지하철역 등에서 공중 무선랜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럴 때, 무선을 통해 오가는 모든 데이터는 도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공중 무선랜을 사용하는 경우에 개인정보나 금융정보가 암호화되어 있지 않은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둘째, 인터넷 전화 사용 시에 전화기 거치대가 무선 액세스 포인트(AP)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별도의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 전화기를 이용해 무선랜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WEP라는 방식으로 무선 데이터에 대한 암호화가 이루어지는데 중요한 것은 무선 인터넷 전화기 거치대에 설정된 WEP 키가 대부분 동일하기 때문에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다른 값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셋째, 유무선 공유기 사용 시의 주의할 점이다. 유무선 공유기는 제품출하 시 유무선 공유기에 보안 설정이 전혀 안 된 상태로 출시되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유무선 공유기 매뉴얼을 보고 암호키를 반드시 입력해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2010년, 우리는 무선 오디세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오디세이`는 그 구체적인 내용을 넘어 어떤 `긴 방랑 또는 모험의 여행`을 대표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오디세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그 뒤에 있을 좀 더 편리하고 행복한 세상을 추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지금의 무선 오디세이 시대에서, 우리 스스로가 안전한 무선 사용습관을 갖는다면 좀 더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유넷시스템 심종헌대표(jhsim@une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