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ㆍ일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통화전쟁이 신흥국으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각국 정부가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면서 국제적 통화전쟁이 발발했다"며 "필요하면 헤알화 절상을 막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는 2009년 초에 비해 25%나 상승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미 지난 2주간 자국 시장에서 매일 10억달러를 사들였다. 하지만 대부분 브라질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 기업공개(IPO) 자금으로 흘러가 효과가 없었다. 이에 대해 만테가 장관은 앞으로도 달러를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외환보유액은 2735억달러로 이미 사상 최대다.
통화전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미국은 중국 위안화 절상을 위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에 맞서고 있다. 일본도 15년래 최고 수준인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20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과 대만도 미세조정을 통해 통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FT는 "한국과 브라질은 미국이 중국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는 데 동참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관계를 고려해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위안화 절상 논의를 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다.
브라질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세우스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브릭스 국가 간 회동 후 "다른 나라에 압력을 가하는 건 (위안화 절상을 위한)적절한 해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테드 트루먼 피터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경기 회복세가 약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칠 수 있지만 돈을 자국 자금시장에 풀어야지 외환시장에 풀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매일경제 박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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