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절 이상 걸렸던 월별 원외처방 약제비 사용실적 분석이 이제는 화장실 한번 갔다 오는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지난 5월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스템과 평가분석시스템 등을 재구축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고도화 작업을 통해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프로젝트로 원외처방 약제비 사용실적 등 하루 정도 소요되던 대용량의 데이터 분석 작업들을 단 10분 만에 완료할 수 있게 되는 등 획기적인 성능 개선으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심평원은 건강보험과 관련한 명세서와 진료내역, 조제내역 등에 대한 모든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테이블단위 기준으로 국내 공공기관 중 가장 대용량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평하는데, 지난 5년간의 진료비 명세서만도 약 60억건, 진료 내역은 402억건에 달한다.
그동안 심사관리 위주의 업무에 주력해 왔던 심평원은 최근 들어 평가와 연구 중심의 업무 비중을 늘이면서 대규모 데이터 분석 작업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심평원이 보유한 데이터 용량은 137TB에 이르는데, 데이터 요약이 아닌 EDW 영역의 상세 데이터에 대한 조회 비중이 크다. 또 여러 대용량의 팩트 테이블을 연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빈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기존 BI시스템으론 대용량 자료 분석과 다양한 서비스의 적시 제공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심평원은 2002년에 도입해 노후화된 DW 서버를 교체하고 범용 데이터마트를 구성하는 등 대규모 BI 고도화 작업에 나섰다.
대용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 활용할 수 있는 BI 솔루션이 필요했던 심평원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9를 도입해 목표를 이뤘다. 데이터 연계 분석에서는 기존 1일 이상 소요되던 것이 1시간 내외에 완료됐으며, 1억건 이상 초대용량 데이터를 파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BI 시스템은 지난 5월부터 가동됐으며 심평원은 이번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면서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분석 형태를 통합 · 공유할 수 있도록 영역별로 범용 데이터마트를 구성했다.
방근호 심평원 정보통신실 정보자원부 부장은 “기존에는 DW와 데이터마트의 비중이 66:34였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데이터마트가 오히려 60%가 넘도록 구성했다”며 “데이터 비중을 더 높여 사용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심평원은 용어 표준화와 데이터 무결성 확보 등 데이터 품질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용어 표준화는 시스템을 도입하기에 앞서 2년에 걸쳐 추진했을 정도로 쉽지 않았다는 게 심평원측의 설명이다.
방 부장은 “각 부서마다 데이터의 형식이나 의미, 용도 등에 따라 다르게 표현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합의 조정하고 법적으로 정확한 용어인지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며 “2년 동안 용어 표준화 작업을 거쳐 2만 4000여 용어를 5000개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또 심평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DW와 OLAP의 서버 하드웨어를 교체했다. 기존 36만tpmC에서 470만tpmC로 서비스 지원 성능을 10배 이상 대폭 향상시켰다.
심평원에서 독특한 점은 DW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년 1회 DW분석사 자격 시험을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경진대회 성격이었지만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사업내 자격`으로 올해 공식 인정하면서 국가기술자격으로 인정받고 이다. 심평원은 지금까지 4년간 1800명의 직원 중 12%이상인 224명(2010년 8월 기준)을 DW분석사로 배출했다.
DW분석사가 늘어나면서 기존에는 모든 데이터 분석 작업을 IT관련 부서의 직원들에게 의뢰했지만 지금은 현업에서 직접 수행하고 있다. 주로 평가실, 약제관리실, 연구실 등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
한편 심평원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개인정보보호도 강화했다. 업무 특성상 민감한 개인정보가 많아 외부 기관에서 정보 공유를 요청해도 대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번호를 대체키로 변환하고,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등 정보보안을 강화해 의 · 학계와 산업계 등 관련 기관들과 원활한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는 시스템 기반도 마련했다.
<표>건강보험심사평가원 BI 프로젝트 개요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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