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자원전쟁

중국이 일본의 콧대를 꺾었다.

다오위다오 근해 중국 어선 나포로 촉발된 양국간 신경전은 결국 중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중국이 일본인 관광객을 군사시설 무단 침입 혐의로 억류하는 압박도 있었지만, 결국 일본을 손들게 만든 것은 중국의 희토류 대일 수출 전면중단 카드였다.

희토류가 무엇인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졌기에 세계 금융자본의 큰 손 일본조차 외교적 굴욕에 가까운 항복을 하게 만들었을까.

일본은 2차전지, 액정디스플레이(LCD) 소재, 풍력발전 핵심 부품 등에서 세계 최대 수출국 입지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이들 제품에 쓰이는 핵심 원료가 바로 희토류다. 일본이 세계 1위를 하고 있는 것은 가공기술이지, 그 자체 원료까지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수출을 끊으면 사상누각인 1위인 셈이다.

희토류를 포함한 희유금속 중 중국은 레늄, 안티몬, 마그네슘의 전 세계 생산량의 80~90%를 독점하고 있고, 텅스텐, 인듐, 규소, 바륨의 생산량도 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을 손에 쥐고, 풀었다 줄였다 하거나 누구에겐 수출하고, 누구에겐 수출하지 않는 방법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이쯤 되면 자원이 곧 보이지 않는 무기가 된 것이다.

중국이 어마어마한 차관을 조성해 아프리카 대륙을 이른바 `차프리카(China+Africa)`로 만들려하는 것도 불모의 땅에 묻혀 있는 자원과 무관하지 않다. 이미 중국은 전 세계 원유 · 가스 · 자원 개발 업체를 싹쓸이하듯 사들이고 있다.

당 주도의 계획적 자금 창출이 가능한 국가 체제를 십분 활용, 전 세계에 퍼진 막대한 화상 자본을 거느리면서 전 세계 자원을 쓸어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자국 내에 있는 자원의 외부 반출은 적극 통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첨단산업 생산국들이 생산량 조절을 시장과 가격이 아닌 중국 정부의 자원 조절에 의존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다.

자원은 이번 중 · 일 사태로 이미 잠재적 힘이 아니라, 실제 파워로 입증됐다. 우리도 글로벌 자원 확보전에 적극 나서야 미래생존의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린데일리 팀장 ·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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