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혁신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시카고에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를 희망합니다.”
리처드 데일리 미국 시카고 시장이 한국 녹색기업과 IT기업에 러브콜을 보냈다. 데일리 시장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카고는 친환경 및 헬스케어, 바이오, IT 등 첨단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과 신성장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며 기업유치를 희망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환경, IT, 녹색기업의 시카고 투자유치 및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시카고가 한국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한국이 시카고의 4대 교역 대상국 중의 하나며, 지난해 교역량만 86억달러를 넘기 때문이다. 현재 시카고와 교역에 나서는 한국기업이 1차 투자유치 대상이다.
시카고는 최근 미국 내 새로운 `경제허브`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해법은 녹색성장도시다. 녹색기업과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그린빌딩을 세우고, 청정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데일리 시장은 시카고를 `혁신도시`로 바꾸고 싶어했다.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시카고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이도록 하는 일이다. 그는 우수한 기업과 인재가 들어오게 되면 자연스레 지속적 혁신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시장이 직접 나서 수학과 과학교육을 강조하는 등 시카고만의 교육 개혁을 추진 중이다.
시카고 벤처기업 상황은 어떨까. 시카고에는 소셜 커머스 기업 그루폰이나 내비게이션 업체 나브텍 등 다양한 벤처 기업이 존재한다. 이들은 보잉 및 유나이티드에어라인과 같은 전통적 대기업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모델이다.
그는 시카고 공항과 도심까지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에 KTX의 구축경험을 참고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데일리 시장은 “방한 중 KTX를 탔는데 효율성과 청결성, 속도, 편안함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시카고도 공항에서 도심까지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에 한국 등 다른 나라의 조언을 듣겠다”고 말했다.
수도 서울의 도시 혁신사업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그는 “서울이 세계 허브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운하와 고속 철도 등을 활용해 물길과 공항 등을 도심과 잇는 교통 체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데일리 시장은 1989년 이후 6번 연속 시장에 당선된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으로, 시카고에 정치적 기반을 둔 오바마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져 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시카고 시장을 지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