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것이 왔다.”(트위터 아이디 `bricant`)
17일 오전 LG전자의 구본준 부회장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남용 부회장의 사퇴 배경과 구본준 부회장 체제 이후 달라질 LG전자 모습을 예측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LG전자 근무 직원과 관련 업계도 향후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많은 트위터 사용자는 스마트폰사업 부진을 이번 결정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트위터 아이디(ID) `nschoi03`는 “스마트폰 대열에서 뒤처진 게 결정적 원인이겠지요”라고 평가했다. 연구개발(R&D) 투자에 소홀했던 것이 이번 결정을 불러왔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전 대표가 LG텔레콤이란 마케팅 중심의 회사에서 왔다 보니 제조업 생존 기반인 R&D와 AS보다 단기 업적 중심(마케팅 · 인사혁신)으로 회사를 이끌어서 그렇다는 여론이 대세”라고 밝혔다. 다른 사용자도 “휴대폰 시장에서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강조해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지만, 마케팅에 집중하고 R&D 비용을 줄여 스마트폰 시장에선 갈피를 못 잡았었죠”라며 R&D와 스마트폰사업 전략 실패를 원인으로 꼽았다.
일부는 경영 방식 전반에 대한 평가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맥킨지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남용 부회장의 퇴진. LG전자가 전략과 마케팅을 맥킨지 출신들에게 일임한 뒤에 일어난 일들을 지켜 본 사람이라면 컨설팅업계의 허와 실을 명확히 느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용자는 “관리 모드로 간 게 실패의 원인이라 보는 건갚라며 이번 결정이 경영 방식 전반에 대한 평가로 보인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아쉬움을 드러낸 이들도 있었다. 트위터 ID `kangdk`를 쓰는 네티즌은 “LG텔레콤을 궤도에 올려놓고 LG전자의 글로벌 마케팅조직을 구축하는 등 해놓은 일이 많은 분인데 참 씁쓸하시겠다”고 했다.
네티즌은 구본준 신임 부회장에 기대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역시 위기 때엔 `오너`의 정면 돌파 리더십이 중요한가 봅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네티즌은 “LG전자 주가가 5% 이상 오르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이 소식을 반기며 LG전자 `바잉 타이밍`이 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달라질 전략에 대한 추측도 나돌았다. 한 네티즌은 “사람들의 시선은 이미 이후의 조직 개편에 고정”돼 있다며 큰 폭의 조직 개편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LG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구본준 호`의 항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한 부품업체 대표는 “(신임 대표가) 오너 계열이니 예전보다 투자가 활발할 것 같다”며 “LGD 사장 재직 당시 활동으로 미뤄볼 때, 중소기업 상생협력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부품업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면서도 “(TV부문의 경우) 점유율을 높이기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면 부품사가 공급하는 물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