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통신그룹의 유선망 사업주체와 무선망 사업주체가 차세대 백본망 구축 방식을 놓고 부딪쳤다. 무선에 집중하는 SK텔레콤과 유선에 초점을 두고 있는 SK브로드밴드 전략의 상충이 배경이다.
타 통신업체들과 달리 유무선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로 나눠져 있는 상황에서, 양사가 어떤 합의점을 찾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SKB가 국내 협력업체들과 상당기간 장비 개발 프로젝트에 협력해 왔다는 점에서 두 관계사 간의 합의 여부에 따라 해당 업체들에도 상당한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T와 SKB가 구축 예정인 광대역통합망(BcN)에 사용될 광장비 선택을 놓고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SKT는 패킷전달시스템(PTS), SKB는 파장분할다중화장비(CWDM) 도입을 원하고 있다.
두 가지 장비 모두 광전송 효율을 높이는 장비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SKT가 도입하려는 PTS는 패킷의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고 CWDM은 광회선을 통합하는 기술이다.
현재의 인프라에서 스마트폰 등으로 트래픽 처리용량을 높이려는 SKT는 PTS, 사업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광회선 확충이나 추가 임대가 필요한 SKB는 CWDM가 유리하다.
객관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가리기 힘든 상황에서 각 사의 특성에 맞는 장비 도입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양측 기술의 장단점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SKT는 향후 롱텀에벌루션(LTE) 등 무선 중심의 차세대 이동통신 망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PTS가 더 나은 기술로 보고 있다. 하지만 PTS는 아직 국제 표준이 정해지지 않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불안감을 나타내는 측도 있다. 실제 KT는 기술 추이를 지켜보며 도입 시기를 미루고 있다.
SKB는 기술적인 측면 이외에 협력사와의 관계까지 고려해 CWDM 장비 도입을 주장한다.
SKB는 지난 4월 국내 업체들에게 해당 제품에 대한 규격을 발표했다. 직접 구매계약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통신사업자의 규격 발표는 구매를 전제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우리넷, 동원시스템즈, SNH, 코위버, 쏠리테크 등은 업체당 약 10억원을 투자해 장비 개발을 마쳤다. 실제 SKB는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시험평가(BMT)를 진행해 왔다. 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면 해당 업체들은 투자비를 날리게 된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PTS 장비는 A사, H사 등 특정 외산 제품밖에 없다”며 “BcN 사업은 국가가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업체가 배제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T와 SKB 측은 “적정 수준에서 두 가지 장비를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등의 방법을 SKT와 SKB 간에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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