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실적에 `빨간불` 켜지나

올 상반기에 사상 최고의 실적행진을 이어가며 순항하는 듯했던 삼성전자가 하반기 들어 다소 주춤거리고 있다.

이 회사의 상반기 실적을 `쌍끌이`했던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가격이 하반기 들어 동반하락하면서 상반기를 능가하는 좋은 성적표를 하반기에 기대해온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양대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던 반도체와 LCD 가격이 하반기 들어 동반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전자업계의 전통적 성수기에 해당하는 하반기(7~12월)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총 5조1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의 75%가 넘는 3조8천200억원을 반도체와 LCD 부문에서 올린 만큼 두 부문의 실적이 부진하면 전체 수익구조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것은 LCD 가격의 하락세다.

46인치 패널의 경우 지난 4월 434달러였던 것이 이달에는 388달러로 5개월 새 46달러나 폭락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32인치 패널 가격도 4월 208달러에서 9월에는 174달러로 34달러나 급락했으며 LCD TV 시장에서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아가는 40~42인치 패널 가격도 4월 340달러에서 9월 들어 288달러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들어 LCD 가격의 하락폭이 커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고부가ㆍ고마진 제품 위주의 판매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수익성 저하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최대 `캐시카우`인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대표 상품인 1Gb(기가비트) DDR3 D램의 경우 지난 5월 2.50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8월 말 현재 2.09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또 다른 주력상품인 16Gb 낸드플래시메모리도 올 초 4.42달러였던 것이 8월 말 현재 3.94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수익의 또 다른 축인 TV 사업부문도 하반기 들어 LG, 소니, 샤프, 파나소닉 등 주요 TV 업체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일부 경쟁업체는 저가공세까지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로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애초 삼성전자가 2분기를 능가하는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3분기에 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많은 증권사들은 앞다퉈 삼성전자의 3분기 이익 전망치를 낮춰잡으며 유보적인 투자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6월 말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가 출시 70일 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정보통신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한화증권 안성호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4조8천2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정보통신 부문은 당초 예상과 큰 차이가 없겠지만 LCD, 디지털가전 부문은 글로벌 소비심리 둔화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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