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는 신개념의 나노복합체 기판 제조기술을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했다.
KAIST(총장 서남표) 물리학과 윤춘섭 교수팀은 금오공과대학 고분자공학과 장진해 교수와 공동으로 플라스틱 기판의 투산소도를 100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독창적인 개념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개스 배리어(Gas Barrier) 기판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진의 이 기판 제조에는 평판형 나노입자를 플라스틱 기판에 분산시킨 후 박리 및 배향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나노 복합체 기판 원천기술이 적용됐다.
기존의 플렉시블 개스 배리어 기판 기술은 플라스틱 기판위에 유기 고분자 층과 무기물 층을 교차로 증착시킨 다층 박막 구조로 제작하기 때문에 유연성에 한계를 가질 뿐만 아니라 생산 단가가 높은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기판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는 유기 고분자가 유연성을 담당하고, 평판형 나노입자가 개스 배리어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두루마리 형태로 기판을 연속 제조하는 롤투롤(Roll to Roll) 공정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방식으로 제조하면 알루미늄 코팅과 보호막 코팅이 필요 없기 때문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생산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며 “기판 외에 식품포장재에는 바로 상용화해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구진은 이 방식을 기판 제조 외에 라면 봉지와 같은 식품 포장재에 적용하기 위해 연내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 식품제조업체와 기술이전을 협의 중이다.
윤춘섭 교수는 “기판도 기판이지만, 투산소도와 투습도가 낮은 포장재로 활용하면 식품의 장기 저장에도 산화와 부패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며 “식품 보관기간을 최소 5배 이상 늘릴 수 있어 식품 유통 구조에도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