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들이 앞 다퉈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산업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계열사 사옥 · 생산시설에서 발주하는, 이른바 `캡티브 물량(전속 물량)`을 속속 수주하고 있다. LED 조명 시장이 충분히 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평가하고 기초체력을 다지는데 내부 조달 물량이 `보약`이 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중소 LED 조명 업체들은 연간 110억원 규모의 고효율 기자재 보조금을 놓고 경합을 벌이느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팹 중 1개 라인 내부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기 위해 삼성LED와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라인 전체에 형광등 대체형 LED 조명을 설치하는데 약 10억원 안팎의 비용이 투자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삼성테크윈도 경기도 판교 R&D 센터에 LED 조명을 설치하는데 계열사인 삼성LED 제품을 사용했다. 서울 한남동 제일기획 본사 건물에 설치된 LED 조명은 삼성에버랜드가 시공을 맡은 바 있다.
LG는 현재 진행 중인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 리모델링 공사에 LG전자의 LED 조명을 대거 채택했다. 서관 공사 후에 동관도 LED 조명이 설치될 예정이어서 총 조명 공사비만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LED 조명 시장에 큰 두각을 보이지 않았던 LG전자는 이번 트윈타워 리모델링을 계기로 대형 공급사례를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밖에 3분기 내 출범을 준비 중인 포스코ICT의 LED 조명 전문 자회사와 LED 조명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C도 캡티브 마켓을 통해 물량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 모두 포스코건설 · SK건설 등 범그룹 차원의 건설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롯데정보통신도 롯데백화점 · 롯데면세점 · 롯데마트 등으로 LED 조명사업을 확장 중이다.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 LED 조명 업체들은 한정된 정부 보조금 사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느라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정부가 고효율기자재 인증을 받은 LED 유도등 · 백열등 · 할로겐에 지급하는 보조금 총액은 연간 총 110억원이다. 이를 3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조명 업체들이 나눠 수주하다 보니 업체당 지급받는 보조금은 평균 1억원 미만이다. 아직 LED 조명 가격이 비싸 민간에서 보조금 없이 LED 조명 교체를 추진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LED 조명업체들이 정부조달 물량으로 연명하는 것과 달리 대기업들은 그룹 내 공사 수주를 통해 체력을 비축하고 있다”며 “앞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실력 차가 점점 더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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