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만 해도 게임개발에 필요한 기술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게 상식이었다. 그래서 시에라의 AGI와 SCI 시스템, 루커스아츠의 SCUMM 시스템, 인센티브소프트웨어의 프리스케이프 등 각사가 자체 개발 엔진이 타사에 사용된 사례는 없다.
이 개념은 1990년대 언리얼 엔진과 퀘이크 엔진 등 시대를 대표하는 게임 엔진이 등장하면서 바뀌었다. 최근에는 전문적으로 게임 엔진을 개발, 공급하는 회사까지 등장했고, 게임 개발사들은 개발할 게임에 적합한 기능을 고려해 게임 엔진을 선택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게임개발 환경의 변화가 있다. 게임개발 과정에서 고려하는 플랫폼은 보통 PC온라인 및 비디오, 모바일 등이었다. 그러나 앱스토어 및 웹, SNS 등 플랫폼 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다양화됐고, 고성능의 멀티코어 및 그래픽카드의 등장으로 보다 더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해졌다. 다양한 기술적인 요구로 인해 다양한 엔진들이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언리얼, 크라이텍, 비전, 유니티3D, 게임브리오 등의 엔진들처럼 단순히 기능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능이 통합되는 경향도 나타난다. 게임엔진을 구성하는 각각의 기능들이 독립적인 미들웨어 형태로 발전해가면서 해당 분야의 특성화된 게임엔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한 스크립트나 에디터 등 게임엔진을 구성하는 기능의 통합화를 통해 프로그래머가 직접 C언어로 코드를 작성하면서 게임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위지위그(WYSWYG) 에디터 및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 프레임워크 등을 통해 디자이너가 직접 자료를 입력하고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게 됐다. 통합화는 게임개발의 완성도를 높이며, 결과물을 신속하게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나타난 세분화 현상은 다양한 게임개발 환경에서 게임엔진을 사용하더라도 게임의 장르 및 특성에 따라 필요로 하는 기능이 매우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초 언리얼 엔진의 무료버전인 UDK가 공개된 후 1주일 만에 5만이 넘는 다운로드가 있었다는 기사를 봤다. 하복과 유니티3D도 개인 사용자에게는 무료로 공개된다. 최근 게임엔진 동향 중 하나가 바로 무료배포를 통한 대중화 전략이다. 대부분의 게임엔진이 고가인 현실에서 개인 사용자 대상이기는 하지만, 대중화 전략은 시장의 확대와 잠재 고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바타의 영향으로 게임도 영화와 같은 사실적인 그래픽과 보다 다양한 형태의 상호작용 등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 요구는 결국 게임엔진 기술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게임엔진은 다양한 하드웨어와의 호완성과 개발의 자유도, 높은 대중성 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발전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보다 쉽고 빠르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게임엔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경쟁의 상황은 역으로 게임개발사 또는 게임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많은 정보를 통해 자신의 게임에 맞는 최고의 엔진을 선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미래의 게임엔진은 멀티플랫폼은 넘어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의 통합으로 인한 한층 더 통합된 끊김없는 환경(Seamless Environment)을 지원하는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환경변화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게임을 유저들은 요구하게 될 것이고, 결국 그러한 게임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게임엔진 기술 많이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승훈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회장 shlee@kgd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