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보조공학기기가 세계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보조공학 제품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출에 탄력이 붙었다. 송영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과장은 “미국 · 유럽 등을 중심으로 후천성 장애가 증가하고 노인 복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조공학기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국내에서 개발한 제품이 반응이 좋아 새로운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보조공학기기는 공학과 전자 기술을 응용해 장애인 · 고령 노인의 신체적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이다.
힘스코리아는 전자 정보 단말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제패했다. 세계적인 가수 스티비 원더와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도 힘스코리아의 마니아일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회사가 선보인 점자 정보단말기 `한소네`와 독서 확대기 시리즈는 이미 베스트 제품 반열에 올랐다. 미국 · 일본 · 유럽 등 세계 20여개 국가에 수출 중이다. `한소네`는 인터넷에 접속하고 워드 · 한글 파일을 점자로 번역하거나 텍스트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8GB 대용량 저장 공간과 함께 MP3녹음 기능으로 인기가 높다. 윤양택 대표는 “2000년 이 후 정보기술을 활용한 시각장애인용 점자 단말기 개발을 시작으로 보조 공학 한 분야만 고집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노퍼니가 선보인 `이노체어`도 영국 · 러시아 등 1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기능성 의자 이노체어는 평상시엔 편안한 사무용 의자로 사용하고 잠금 장치를 풀면 등받이를 자연스럽게 움직여 180도까지 스트레칭이 가능하다. 이 제품은 지난해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고 장애인 보조공학기기로 선정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통해 장애인고용 사업장에 무상 지원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토종 `골전도 보청기`도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지디텍은 뼈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고막이 손상된 사람도 온전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보청기를 개발해 미국과 일본 수출 길을 뚫었다. 박의봉 대표는 “보청기는 외산 의존도가 높은 분야”라며 “처음으로 골전도 보청기를 개발해 기술적 독립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지디텍은 지난해 하이테크 유망기업으로 선정되었고 60여개 관련 인증과 특허를 가지고 있다. 지디텍의 골전도 보청기는 일반 제품과 달리 귀를 막고 착용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장시간 착용할 때 생길 수 있는 귀속 염증과 청력 약화를 방지해 준다.
이들 제품을 포함해 앞선 보조공학 기술을 볼 수 있는 `2010 대한민국 보조 공학기기 박람회`가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다.
<용어설명> 보조공학기기 = 공학과 전자 기술을 활용해 노인과 장애인의 재활과 신체적 불편함을 돕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상용기기`와 신체 조건 · 작업 환경에 맞게 디자인과 기능을 조정한 `맞춤기기`로 구분된다.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