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찜통 더위에 가장 큰 특수를 누린 상품 중 하나가 생수다. 생수 판매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한데, 이젠 좋은 물을 찾아 사먹고, 정수기를 들여놓는 게 너무 당연한 일이 됐다. 환경오염 속에서 웰빙을 찾는 흐름은 일상을 이렇게 바꿔놓았다.
과거 우리 선조들도 좋은 물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동의보감 `수부(水部)`문을 보면 `물의 품질을 논한다(論水品)`라 하며, `물은 생활에서 늘 쓰는 것인데 사람들은 흔히 물을 소홀히 한다. 하늘이 사람을 낳아 수곡으로 기르니 물이 사람에게 어찌 중요하지 않겠는가?`하며 33종의 물에 대해 논했다. 마을마다 깨끗한 물이 풍부한 덕에 지금처럼 청정수를 발굴할 필요는 없었지만, 시기와 장소에 따라 구할 수 있는 물들을 분류하고 효능을 밝혀놓았다.
우물에서 새벽에 처음 기른 물을 말하는 `정화수(井華水)`는 `천일진정(天一眞精)`의 기가 수면에 떠서 맺힌 것이라 말 할 만큼 좋은 물로 여겼다. 약을 달일 때 쓰던 물로, 얼굴색을 좋게 하며 눈을 맑게 한다고 여겼다. `벽해수`라 부른 바닷물은 끓여서 목욕하면 피부병을 없애며, 온천물은 피부감각이 둔하고 손발이 말을 듣지 않는 것, 피부질환 등을 치료해 준다.
독특한 물도 있다. `증기수`는 `밥을 한 시루 덮개에 맺힌 물`을 말하는데, 그 물을 받아 머리를 감으면 모발이 자라나고 검어지며 윤기가 더해진다. 또 `장수(漿水)`는 `좁쌀로 쑨 죽에 고이는 윗물`을 말하는 것인데, 더위를 막고 갈증을 해소시키는 효능이 있다.
과거와 현재의 상황이 다르지만 공통점은 깨끗한 물을 건강하게 마시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미지근한 물을 한잔 마시고, 사람마다 몸에 필요한 물 섭취량이 다르므로 스스로 갈증이 느껴지지 않는 선에서 자주 물을 마시는 게 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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