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빌려 쓰는 참여경제, 인터넷에서 꽃핀다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루크 터커(31)는 커뮤니티 기반 인터넷 나눔 장터인 `스냅굿스(SnapGoods)`를 통해 로봇청소기 `룸바`를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있다. 자신이 쓰지 않는 날을 정해 소액을 받고 하루 단위로 빌려준다.

터커씨는 “내 `룸바`는 그 자체로 돈을 벌어줄 뿐만 아니라 대여를 핑계로 삼아 이웃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돈도 아끼고 친구도 사귀는 나눔 장터가 인터넷에서 새로운 경제 형태로 자리 잡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셜네트워크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끼리 소액으로 나눠 쓰고 빌려 쓰는 새로운 형태의 소셜커머스가 꽃피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참여경제는 소셜네트워크의 등장으로 지역별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변화하는 소비 방식을 일컫는다. 가령 새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안 쓰는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빌리거나 나눠 쓰고, 공동 구매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구입하는 식이다.

미국 뉴욕, 캘리포니아 등지에서는 이미 이 같은 사업 모델이 성업 중이다. 스냅굿스(SnapGoods)와 네이버굿스(NeighborGoods), 셰어섬슈거(ShareSomeSugar) 등은 가입자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각자 남는 물건을 일일 비용을 받고 빌려주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가격이 저렴해지는 `커뮤니티 파워`를 자랑하는 소셜 커머스도 인기가 높다. 소셜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공동구매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행이나 주거 등까지 영역을 넓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그룹폰(Groupon), 에어비엔비(Airbnb), 킥스타터(Kickstarter) 등이 대표적이다.

론 윌리엄스 스냅굿스 공동창업자는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접근경제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사람들이 쇼핑을 할 때 부딪치는 가치의 문제들, 가령 시간이 지나서 원하는 물건과 당장 잠깐 필요한 물건 등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신경정신학 · 경제학 전문가들은 참여경제가 절약 이상의 효과를 나타낸다고 지적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의 신경경제학 센터가 네티즌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 소통할 때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크게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폴 잭 캘리포니아주립대 신경경제학센터 원장은 “스냅굿스, 킥스타터, 그룹폰 등과 같은 커뮤니티 기반의 참여 경제는 네트워크를 풍부하게 해주고 사회적 고립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내가 내 집에 있는 것을 빌려줄 경우 나는 내 이웃을 만나게 되고, 물건을 넘어서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 레이첼 보스트먼은 “이런 움직임은 소비의 오래된 방식, 선택과 구매를 배제하는 게 아니다”면서 “옆에 나란히 있는 동료, 친구와 함께 나누는 소비를 실천하는 식으로 오래된 전통 모델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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