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국내 유일의 블레이드 제조업체 케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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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날개)를 제조하는 데는 공기역학, 재료, 설계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 풍력발전기의 발전용량이 대형화되면서 대형화, 경량화, 내구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은 블레이드 제조 기술의 핵심이 됐다.

실제로 아무런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채 길이 10m의 블레이드를 50m로 늘릴 경우 그 무게는 무려 125배나 증가한다.

전체 시스템이 견딜 수 있도록 무게를 낮추고, 그러면서도 강풍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필요한 이유다. 국내에서 블레이드 제조에 많은 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실패한 것도 이와 같은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이엠은 지난 3월 3㎿급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를 생산, 국산화에 성공했다. 그것도 길이 44m, 중량 9.6톤에 달하는 블레이드를 유럽기업에 비해 10%나 가볍게 만든 것은 물론이고 내구성 또한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케이엠이 풍력발전 부품 제조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국내에서 대형 블레이드 제작에 성공한 것은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소재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2000년 애드컴텍이라는 상호로 출발한 케이엠은 탄소섬유를 이용한 복합소재 제품을 개발 · 생산해 LCD를 운반하는 로봇의 팔과 LCD 적재용 서포트 바를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 납품하면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경량화와 내구성을 위해 복합소재가 사용되는 블레이드 제조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이미 확보해 놓고 블레이드 제조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이와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1년 국가 R&D 과제로 750㎾급 블레이드 제조에 착수해 2004년 제조에 성공했으며 여세를 몰아 2007년에는 2㎿급 블레이드 제조에도 성공했다.

750㎾급 블레이드는 강원도 대기리와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실증을 마쳤으며, 2㎿급 제품 또한 강원도 태백에서 성능검증을 끝마친 상태다. 두산중공업의 풍력발전 시스템에 사용된 3㎿급 블레이드 또한 오는 10월이면 제주도에서 실증이 완료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750㎾, 2㎿, 3㎿급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를 생산, 국산화에 성공한 기업은 현재 케이엠이 유일하다. 케이엠은 특히 블레이드 품질의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GL 및 DEWI-OCC의 인증 또한 이미 획득했다.

케이엠은 이와 같은 성과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5위권의 블레이드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다. 우선 크기와 안정성 때문에 운송비용이 많이 필요한 블레이드의 특성을 고려해 유럽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을 이용, 아시아 시장에 공급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경쟁국인 중국기업과는 한 수 앞서는 품질로 경쟁을 펼쳐 유리한 고지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박성배 케이엠 사장은 “2012년 세계 블레이드 시장이 1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해 매출을 1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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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엠이 개발한 길이 44m, 무게 9.6톤의 3MW급 블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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