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인사(人事)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인사를 제대로 해야 조직도, 일도 순조롭게 잘 풀린다는 뜻이다.

조직에서는 어떤 일을 맡길 때 그 자리에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이력이나 성향과 맞지 않으면 최고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 반대로 이전에 부진했던 사람일지라도 특정 보직에서는 잠재된 내공을 보여주는 예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기업체나, 공직 · 정당 등은 최적의 사람을 찾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인다.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던 일은 인재 확보와 관련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예 가운데 하나다.

최근 연세대는 향후 10년간 1700억원이 지원되는 IT명품인재 사업을 따내기 위해 `국가대표 CEO` 출신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업 책임자로 내세웠다. 거물급 인재의 영입 과정에서 수 차례의 설득이 있었고 총장급 예우까지 약속했다. 그 결과 이 교수는 직접 사업 프리젠테이션에 나서면서 평가자를 감동시켰고, 사업자 최종 선정에 결정적 한방을 했다.

`인사` 문제로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국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대거 자진사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정권 반환점을 막 돈 MB정부는 `공정` `친서민` `상생` 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런 키워드와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던 사람들이 후보자에 포함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임명권자는 사퇴한 후보자들의 흠집이 능력대비 크지 않다고 봤을 수도,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인사가 잘못됐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후회보다 후속조치가 더 중요하다. 드러난 인사 시스템의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고, 합리적인 절차로 인재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빠른 결정만이 능사가 아니다. 최고의 인재를 발굴하고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는 일도 소홀이 해서는 안될 일이다. 인사 자체에만 너무 집중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인사에만 몰입한 나머지, 전반적 국정 공백이 발생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내부를 다지는 것도 중요한 때라는 것이다.

김승규 산전부품팀장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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