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완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원자력 발전 분야 3대 핵심 기술 개발과 차세대 원전 `APR1400`의 시장 공급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말 UAE 상용 원전 수주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원자력의 위상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수출 시장 개척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0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 핵심설비 제작업체인 두산중공업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아직 해외에 의존하는 원자력 3대 핵심기술인 핵심설계코드, 원자로냉각펌프(RCP),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에 대한 기술개발 및 민간 기술 이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3대 기술의 국산화는 정부가 지난 2001년부터 국책과제로 추진해왔는데, 최근 구체적인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원자력 발전소의 두뇌와 신경망에 해당하는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은 최근 장시간 신뢰성 시험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기술개발 일정이 연내에 모두 완료돼 오는 2017년 완공 예정인 신울진 1,2호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MMIS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원자로 안전계통`과 `안전등급 제어기기(PLC)`를 개발, 각각 공동 개발에 참여한 두산중공업(대표 박지원) 및 포스코ICT(대표 허남석)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반응으로 발생하는 열을 제거하기 위해 냉각수를 강제로 원자로에 주입시키는 펌프 역할을 하는 원자로냉각펌프(RCP) 역시 최근 설계를 마치고 시험설비의 건설에 착수하는 등 검증절차에 돌입했다.
두산중공업이 총괄 주관하고 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공동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RCP는 2012년 말까지는 기술개발을 마치고 MMIS와 함게 신울진 1,2호기에 적용한다는 목표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 시 미국 기업인 웨스팅하우스(WH)가 RCP와 계측제어시스템 공급 조건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해왔는데 향후 우리 독자 기술이 개발되면 이같은 종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전설계 핵심코드는 원전 설계에 사용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개발 4년만인 지난 3월 노심설계코드 국산화의 첫 단계인 원시설계코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기존 한국형 표준원전인 `OPR1000`을 대체할 차세대 원전인 `APR1400`의 핵심 설비 첫 출하도 눈앞에 다가왔다.
최근 국내외 원전 핵심 설비 제작업체인 창원 두산중공업 원자력 공장에는 신고리 3호기에 곧 공급될 APR1400 증기 발생기 제작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APR(Advanced Power Reactor)1400`은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차세대 원전 모델명이다.
APR1400은 기존 한국표준형 원전인 OPR1000의 발전용량인 1000MW를 1400MW로 높이고 설계수명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했다. APR1400은 지난 연말 우리나라가 수주한 UAE 원전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김하방 두산중공업 김하방 부사장(원자력BG장)은 “원전 주기기 제품에 대한 일관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두산중공업이 유일하다”며 “지속적인 원전 건설 과정에서 확보된 충분한 인력과 축적된 기술력, APR1400 등 차세대 원전으로 원전 기기 분야 글로벌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창원=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