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한 온라인게임들이 일본 시장에서는 훨훨 날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드라마에 이어 온라인게임이 일본에서 `3차 한류` 물결을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이 게임들은 일본 온라인게임 순위 상위권을 점령했고, 가입자당매출(ARPU)이 높은 일본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매출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26일 일본 온라인게임 정보사이트 `온라인게이머`에 따르면 인기 순위 1위를 프리우스가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2위 라테일, 3위 엘소드, 5위 그라나도에스파다 등이 잇고 있다. 이 밖에 팡야(6위), 메이플스토리(8위), 아틀란티카(13위) 등 상위 15개 중 한국 온라인게임이 무려 10개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이 게임들 중 메이플스토리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게임이라는 사실이다. 같은 기간 국내 게임 주간 순위를 보면 메이플스토리만 10위 내에 올라 있고 나머진 4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일본에서의 한국 온라인게임 인기 비결은 문화가 다른 일본 시장에 맞춘 현지화 전략 덕분으로 풀이된다. 단순 번역하는 수준이 아니라 배경에 후지산을 넣거나 일본 설화를 내용에 추가하는 등 게임 자체를 일본 정서에 맞게 수정했다. 음악 작업에 일본 음악가를 참여시키는 노력도 뒤따랐다.
인기 상승은 매출 증가로 직결된다. 일본은 게임 이용자의 ARPU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조금만 인기를 끌어도 높은 매출이 발생한다. 또 게이머의 이탈률이 낮아 한번 인기궤도에 진입하면 장기적인 흥행을 기대할 수 있다.
라테일을 일본에 수출한 김강 액토즈소프트 사장은 “지역마다 게임 선호도 등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나라로 진출하면 수익확대와 함께 위험 분산 효과도 있어 해외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