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신유통리더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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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이 넘는 돈이 안정적으로 거래된다는 것을 보면 가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전자 상거래 통합 솔루션 메이크샵의 `왕언니`로 통하는 관리지원사업부 하미향 이사(36). 강산이 한번 변한다는 10년 동안 매년 두 자릿 수 이상 커지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숨은 `큰 손`이다.

하 이사가 메이크샵에 합류했던 2001년 초 왕십리 반 지하, 직원 10명도 안되던 회사를 10년이 된 지금 매출 180억, 직원 190명의 알짜로 키워낸 1등 공신이다.

“지금 대표와 삼성카드에서 같이 근무한 것이 계기였죠. 제가 합류 했을 때는 오픈마켓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이끌고 있어 개인 쇼핑몰 시장은 매우 생소한 아이템이었습니다.”

하지만, IMF 이후 불기 시작한 창업 열기가 인터넷으로 옮겨 올 것을 예상했다. 이때 하 이사는 회사 자금과 직원 관리에 더해 개인 쇼핑몰들의 거래 금액 관리와 컨설팅을 시작했다. “인사, 총무 부서는 매출과 관계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죠. 단순히 돈만 관리하자라는 소극적인 마인드가 대부분입니다.”

소비자와 쇼핑몰의 거래에 대한 불신을 최소화 시키면 그만큼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회사 매출도 커질 수 있다는 생각에 거래액 관리, 결제 문제는 직접 나서서 해결했다. 예전 카드 회사에서의 경력이 큰 도움이 됐다. 메이크샵에 합류하면서 부터는 창업 초기 자금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애로를 겪던 쇼핑몰 운영자들을 일일히 찾아 다니며 `대박 쇼핑몰`이 되는 노하우도 전수했다.

하이사가 추구하는 업무 방식은 `무식한 전문가`다.

“아무리 좋은 이상을 꿈꾸고 있어도 오늘을 열심히 살지 못하면 내일이 없습니다. 어떤 일이던 `무식하게` 하면서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또, 관리부서는 돈과 사람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법률 등에도 일가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메이크샵이 일본에 진출하고, 국내 쇼핑몰 운영자들이 일본에 상품을 팔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할 때는 직접 일본을 찾았다. 역시 `무식하게` 발품을 팔며 판매 대금이 실시간으로 입금되는 가상 계좌를 만드는 산파 역할을 했다.

현재 하미향이사가 관리하는 금액은 2008년 거래 규모를 기준으로 했을때 한국에서만 하루 평균 약 4000억원 정도다. “여상을 다닐 때는 금융회사 CFO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꿨더니 생동감 CFO가 되더군요.”

벤처 거품이 사라지고 알짜만 남았다는 지금, 비슷한 직함을 가진 벤처회사 임원과 경력자체가 틀리다. 취업명문 서울여상 졸업한 하미향이사. 졸업 후 한미리스, 삼성카드 근무, 직장생활을 하며 동덕여대 일문과 다니고 회사 창립 초기에 합류한 것이 전부다. “학벌은 자신을 웅크리게 만드는 껍데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껍떼기를 뚫고 나오는 순간 기회는 찾아오게 됩니다. 정말 그 일을 사랑하고 연봉에 따라 회사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내 회사를 키우겠다는 열정이 있다면 그것이 발전 원동력입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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